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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Jul 12. 2021

엎드린 개처럼

문태준





      엎드린 개처럼


                                    문태준





배를 깔고 턱을 땅에 대고 한껏 졸고 있는 한 마리 개처럼


이 세계의 정오를 지나가요


나의 꿈은 근심없이 햇빛의 바닥을 기어가요


목에 쇠사슬이 묶인 줄을 잊고


쇠사슬도 느슨하게 정오를 지나가요


원하는 것은 없어요


백일홍이 핀 것을 내 눈 속에서 보아요


눈을 반쯤 감아요. 벌레처럼


나는 정오의 세계를 엎드린 개처럼 지나가요


이 세계의 바닥이 식기 전에


나의 꿈이 싸늘히 식기 전에







* 좋아하는 시를 댓글로 소개해 주시면 소중하게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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