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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Aug 09. 2021

너덜너덜한 타조

다카무라 고타로





           너덜너덜한 타조 


                                     다카무라 고타로





뭐가 재미있어서 타조를 기르는가.


동물원의 4평 반 진창 안에서는.


다리가 너무 길지 않은가.


목이 너무 길지 않은가. 


눈 오는 나라에서 이 상태라면 날개가 너무 너덜너덜하지 않는가.


배가 고프니까 건빵도 먹지만,


타조의 눈은 먼 곳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몹시도 고통스럽게 불타고 있지 않은가.


유리색 바람이 당장이라도 불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작고 소박한 머리가 무한대의 꿈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이미 타조가 아니지 않은가. 


인간이여, 


이제 그만 좀 두시지, 이런 짓은. 







* 좋아하는 시를 댓글로 소개해 주시면 소중하게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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