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II

론 뮤익

by 곡도
Mask2_-_Ron_Nueck.jpg


Mask II 마스크II / Ron Mueck 론 뮤익 (2002)





우리는 이 거대한 사람에게서


우리의 영혼과 같은 크기의 영혼을 본다.


끔찍할 정도로 커다란 육체 안에 갇혀있는


끔찍할 정도로 작은 영혼.


이 피로한 영혼에게 육체는 무겁고


늙고 구차하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인간적이라고 느끼는 것은


모든 걸 정면에서 견디며


스스로에게 그 흔적들을 새기며


이렇게 손으로 더듬을 수 있는


바로 그 무겁고 늙고 구차한 육체가 아닌가.


어쩌면 영혼이 육체 안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육체의 텅 빈 내면을


우리는 그저 영혼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른다.


그 증거로


이 합성수지 덩어리에 영혼이 있을 리 만무한데도


우리는 이 육체 앞에서 이토록 연민을 느끼지 않는가.


아니, 아니다.


역시나 '영혼'은 중요하다.


우리가 이것을 사물이 아니라 '육체'로 느끼는 것은


이것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이 역시 텅 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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