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하다.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그래, 이건 정말이지 통쾌해.
나는 정치적인 해석 따위는 모른다. 모든 걸 일일이 상징으로 전이시키는
그런 거대한 문학적 포석에는 손을 대고 싶지 않다.
포르노는 그저 포르노로 충분하니까.
(단지 정치적이었다면 과연 이토록 짜릿했을까?)
모두가 알고 있고, 모두가 원하지만, 모두가 말하지 않는
그 솔직함.
그래, 솔직히 말해서
대체 우리가 언제 아름다운 세상을 원했지?
영화가, 문학이, 뉴스들이 원했지. 우린 아니야.
그럼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게 뭐냐고?
우린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되기를 원해.
우린 좀 더 계산적이고 기계적이 되기를 원해.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알길 원해.
과연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세상 끝까지, 그리고 세상이 끝장날 때까지 전속력으로 전진하기를 원해.
우리 발걸음 걸음마다 창조하고 또 파괴하길 원해.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것에
무감각해지기를 원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멈출 수 없을 만큼 자유롭고
철저하게.
마지막 한마디 대사를 듣기 위해 이 3류 저질 드라마 전체가 필요했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마지막 한마디 대사를 듣기 위해
육신과 폭력과 강간과 학살과 전쟁 전체가 필요한 거겠지.
그래, 그때서야 우리는 정말
솔직하게 웃을 수 있을 거야.
에, 그때까지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