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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Dec 09. 2021

그런 날 있다

백무산





      그런 날 있다 

                               

                                                 백무산




생각이 아뜩해지는 날이 있다 

노동에 지친 몸을 누이고서도 

창에 달빛이 들어서인지 

잠 못 들어 뒤척이노라니 

이불 더듬듯이 살아온 날들 더듬노라니 

달빛처럼 실체도 없이 아뜩해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언젠가 아침 해 다시 못 볼 저녁에 누워 

살아온 날들 계량이라도 할 건가 

대차대조라도 할 건가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삶이란 실체 없는 말잔치였던가 

내 노동은 비를 피할 기왓장 하나도 못되고 

말로 지은 집 흔적도 없고 

삶이란 외로움에 쫓긴 나머지 

자신의 빈 그림자 밟기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 좋아하는 시를 댓글로 소개해 주시면 소중하게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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