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에이스를 든 카드 사기꾼

조르주 드 라 트루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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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rd Sharp with the Ace of Diamonds 다이아몬드 에이스를 든 카드 사기꾼 /

Georges de La Tour 조르주 드 라 트루 (1620-1640)






시선이 시선을 따라 이어지며 공간을 만든다.


시선이 시선을 따라 이어지며 명암을 만든다.


시선이 시선을 따라 이어지며 사건을 만든다.


사건?


당연하지.


이 그림을 보자마자 사람들은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 본능적으로.


은밀하고 짓궂고 교활한 어떤 일.


누구나 이 일에는 전문가니까.


마치 진짜 사람의 안색을 살피듯 그들의 안색을 살핀다.


왼쪽의 세 사람이 공을 던지듯 재빨리 시선을 주고받고 있구나.

.

하여 불안하고 활기차게 흔들리는 공간은 그들의 것이다.


오른쪽의 깃털 장식의 청년은 시선들에서 홀로 소외되어 있네.


하여 미련하고 평온한 - 그가 들고 있는 카드만큼의 - 평면은 그의 것이다.


아하, 일은 그렇게 돌아가는 것이구만, 나는 웃는다.


시선은 세 명의 사기꾼들 사이에서 점점 크게 회오리가 되어 돌다가


어, 별안간 슬쩍 나에게로 던져진다, 나는 얼떨결에 그 시선을 잡는다.


하여 시선이 시선을 따라 이어지며 불안하고 활기차게 흔들리는 공간은


이제 나의 것이다.


그래, 나도 충분히 자격이 있지.


나 역시 그들과 공범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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