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스마트
Cahill Expressway 카힐 고속도로 / Jeffrey Smart 제프리 스마트 (1962)
지극히 현실적인 이 도시의 풍경은
침묵처럼 강렬하다.
마치 인간의 소용을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법칙과 본질에 따라
부족한 것도 과한 것도 없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어쩌면 인간이 생겨나기 더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서 주욱ㅡ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인간은 이 단단하고 완전한 세상에서
불순물, 떠돌이, 부적응자, 침입자, 고아, 기억상실자에 불과할 뿐.
만약 이 풍경이 비현실적 혹은 심지어
초현실적으로 보인다면
그것은 저 네모난 창문들이 가득한 네모난 건물 때문도 아니고
완벽한 곡선으로 휘어지며 솟아오르는 거대한 진입로 벽 때문도 아니고
정확한 간격으로 이어지는 신랄한 가로등 때문도 아니고
본래의 목적보다 더 무겁게 내리누르는 조각상 때문도 아니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각을 세우는 기하학적인 명암 때문도 아니다.
바로 저 작은 사람 하나가 뻔뻔하게도
이 모든 균형과 아름다움을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신하건대
저 사람도 나를 보면서
역시나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저 집요하고 불안한 시선 하나가 뻔뻔하게도
이 모든 균형과 아름다움을 망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