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의 아들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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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of Saul 사울의 아들 (2015)





사람들이 죽어갈 때


온통 당연하고 당연한 죽음이


무력한 삶을 질질 끌고 가서


오물 구덩이 속에 처박아 버릴 때


우리는 죽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장례를 치러야 한다.


마땅한 예를 다해 장례를 치르고


남아 있는 눈물마저 쏟아 버리고 나면


남아있는 자들도 모두 그 무덤 안으로


뛰어내려야 한다.


그런데 그때


돌연 아이 하나가


우리에게 미소 짓는다.


이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고


심지어 살인자의 아이이며


어른이 되면 역시 살인자가 될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반드시 그럴 테지만,


그렇지만,


그래, 이 아이도 역시 우리의 아이가 아닌가.


여전히 아이들이 있으며


여전히 삶이 있다.


지금 이곳에.


이 무덤 위에.


우리가 없어도.


그러니 우리는


이 아이에게 미소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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