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량품들.
그들은 어디서 살고 있는가.
무슨 일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나는가.
기쁠 땐 어떤 표정을 짓고, 슬플 때는 어떤 표정을 짓나.
그들은 왜 분노하는가. 또 왜 분노하지 않는가.
불량품들끼리의 사랑은 또 얼마나 구질구질한지.
어색하게 눈을 깜빡일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
불량품은 성공해도 불량품일 뿐.
마치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각자의 유전병이라도 있는 것처럼
어디 한 군데라도 고장 나지 않은 사람을
난 본 적이 없다.
그렇게 열심히 웃고
그렇게 열심히 사랑하고
그렇게 열심히 앞으로 달려가는데
아무런 소용도 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미워지고, 넘어지고 또 넘어져서,
그런데도 왜 포기하지 않는가.
역시나 불량품인 반쪽자리 사랑을 위해?
우리를 가지고 놀다 부서지면 버리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불량품이 아니라는 걸, 혹은 적어도 덜 불량품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우린 모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모든 게 완벽하게 엉망진창일 때에도,
나를 포기하지 않고,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이
망가졌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