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토 디 본도네
Expulsion of the Money-Changers from the temple 성전에서 환전꾼들을 쫓아내는 그리스도
Giotto di Bondone 지오토 디 본도네 (1304)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늘 점잔을 빼던 신이 이성을 잃고 날뛰는 모습은
미천한 인간을 웃게 만든다.
예수는 진심으로 저 남자의 면상을 주먹으로 힘껏 갈기고 싶은 것이다.
(희미해진 채찍은 무시하도록 하자. 어차피 의도는 비슷하니까.)
한껏 어깨를 뒤로 젖히고 머리 위까지 치켜올린 주먹,
도망가지 못하게 상대방의 옷을 단단하게 움켜쥐고 있는 손아귀,
일말의 동정도 없는 단호한 눈매.
저 주먹을 맞으면 상당히 아플 텐데. (그가 전직 목수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남자는 공포에 질려 서슬이 퍼레졌다.
그는 분명 왼뺨을 맞은 뒤 오른뺨을 내밀지는 못할 것이다.
예수의 격노는 인간의 분노인가, 신의 분노인가.
어쨌거나 화가는 정의감이 특출난 사람임에 분명하다.
예수의 그림을 그리다가 그만 한껏 감정을 이입한 나머지
신이여, 저 망할 자식들의 아구창을 힘껏 날려주소서.
하고 기도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예수는 평화와 용서의 교리를 잊고,
자기 자신이 신이라는 사실을 잊고,
아이가 겁에 질린 나머지 비둘기의 목을 조르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주먹을 제대로 남자의 얼굴에 꽂아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