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바실리 칸딘스키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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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Blue 하늘색 / Wassily Kandinsky 바실리 칸딘스키 (1940)






추상과 형상이


상상과 현실이


의식과 무의식이


우연과 필연이


영원과 순간이


색깔과 명암이


물감과 붓이


그리고 기타 등등과 기타 등등의


서로 가장 이질적인 것들이


교접할 수 없는 방식으로 교접하여


잉태할 수 없는 것을 잉태하고


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출현할 때,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의지가


폭력이 아니라 사랑일 때


우리는 그 어떤 상징이나 표상 없이도


안심하고 웃을 수 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순순히 존재하게 하고


존재하는 것을 순순히 존재하지 않도록 하는


근본도 결론도 없는


그런 낙천적이고 천진한 즐거움.


아하, 그러고 보니,


'sky blue'


'하늘-파랑'이라고?


제목부터 이미 이교도적인 마법의 주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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