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주세페 아르침볼도

by 곡도
giuseppe_arcimboldo_-_autumn_-_1573.jpg

Autumn 가을 / Giuseppe Arcimboldo 주세페 아르침볼도 (1573)





인격은 어디에서 오는가.


형상에서 온다.


그럼 형상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격에서 온다.


(우리는 마음속으로 외친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러나 우리는 대답한다.)


인격은 어디에서 오는가.


형상에서 온다.


그럼 형상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격에서 온다.


우리는 이 도도림표를 밤새도록 할 수 있고


그것을 밤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모든 것의 본질이다.


우리는 [착시]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무시무시한 실체를 애써 농담으로 치부한다.


우리는 [착시]를 작은 액자 속에 넣어 벽에 걸어둔다.


마치 [착시]를 그 안에만 가두어 둘 수 있는 것처럼.


그림이란 거울이 전도된 세상.


우리가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듯


그림도 우리를 보며 화장을 고치지.


우리는 저 그림에 포크를 찔러 넣어야 할까,


붓을 문질러야 할까,


키스를 해야 할까, 고민한다.


(혹은 욕망한다.)


[착시]란 거짓이거나 진실이 아니라


진실과 거짓이 끊임없이 자리를 옮겨 다니며


피해 다니며, 쫓겨 다니며, 쫓아다니며, 앞지르며, 회전하며,


결국 구토를 일으켜 쓰러지고도


결코 멈추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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