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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Feb 14. 2023

분노의 날


Vredens Dag 분노의 날 (1943)






아무리 기다려도


신이 오지 않으면


신이 내려와 분노로서


옳고 그른 것을 선명하게 가르고


모든 악인들을 처단하고


죄와 죽음으로부터 영혼을 구원하지 않으면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오지 않으면 결국


인간들이 스스로 심판을 내릴 것이다. 그들은


모든 옳고 그른 것을 가르고


모든 악인들을 처단하고


죄와 죽음으로부터 영혼을 구원할 것이다.


그리하여 죄인들의 비명소리가 하늘에 울리고


죽음 앞에서 몸부림치며 애원하고


두 눈에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쉴새 없이 흐르는데도


그런데도 


여전히 신이 분노하지 않으면 이제


사람들이 분노할 것이다. 


분노한 나머지 그들은 스스로 죄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헌신짝처럼 발밑에 내던지고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을 죽이고


자신을 죽게 할 사람을 사랑하고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홀로 고독해질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의 불길 속에 내던져질 때에


죄인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세상을 내려다볼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절대로 신이 분노하지 않는


이 완전한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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