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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Apr 25. 2023

모리스


Maurice 모리스 (1987)





오직 남자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오직 여자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만큼이나 이상한 일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어 있는 대로 허무맹랑하게 키워놓고는


취향이라는 조그만 지갑 안에 쑤셔 넣으려고 하니 그것도 이상한 일이다.


(아니, 오히려 취향을 사랑 안에 쑤셔 넣고 있는 건가?)


그러나


평생의 친구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어?


이 어린애처럼 애매모호한,


어찌 보면 순진한 척, 더 나아가 순수한 척,


발기하는 육체적 쾌락을 수줍은 영혼의 순결함으로 슬쩍 바꿔치기하는


이 뻔뻔한 변명에는


어떤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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