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Static M 0 27

월터 르블랑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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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ile-Static M 0 27 / Walter Leblanc 월터 르블랑 (1960)





이제 우리는 미학이 가지고 있던 최소한의 인간성마저 버리려 한다.


(얼마 안 있으면 '미학'이라는 단어마저 폐기될 것이다.)


우연과 자유와 해방과 해체를 전면에 내세운 예술을


비인간적이라고 비난했던 관객들은 이제


우연과 자유와 해방과 해체가 얼마나 인간적이었는지를 깨닫는다.


이제 예술가는 오래전 주술사들이 가지고 있었던


신의 지위를 다시 회복하려 한다.


신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신이 정기적으로 인간을 멸망시키는 것은


바로 인간의 모순과 불만족이 그러한 완성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여 이제 예술가들도 다시 한번 인간을 멸망시키려 한다.


관객마저 사물화 하려 한다.


물질들을 감상하고 있는 사물들의 우주.


오직 기하학으로 아름다운 곳.


이것은


'반인간적'이거나 '비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심지어 '초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아예 '인간'이라는 단어조차 없는 것이다.


아니, 언어란 존재한 적 조차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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