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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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athan 리바이어던 (2014)





이것이 그저


권력에 의한 횡포였다면


종교에 의한 기만이었다면


사람에 의한 배신이었다면


우리는 분노했을지언정 심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가 듣든 말든 소용이 있든 말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대로 발을 구르고


핏대를 세우고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 눈을 감고 입을 닫고


귀를 막아버리는 것은


그 누구보다 우리 자신이


나약하고 죄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에게 내려진 벌을,


침묵 속에서 조금씩 썩어가라는 벌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괴물도 영웅도 멸종된 세상.


착하고 정직한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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