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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곡도 Dec 21. 2023

리바이어던


Leviathan 리바이어던 (2014)





이것이 그저 


권력에 의한 횡포였다면


종교에 의한 기만이었다면


사람에 의한 배신이었다면


우리는 분노했을지언정 심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가 듣든 말든 소용이 있든 말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대로 발을 구르고


핏대를 세우고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 눈을 감고 입을 닫고


귀를 막아버리는 것은


그 누구보다 우리 자신이


 나약하고 죄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에게 내려진 벌을,


침묵 속에서 조금씩 썩어가라는 벌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착하고 정직한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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