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버턴
( 역자 - 라틴어는 명조체로 진하게 표시합니다. )
정신과 그 능력에 대하여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정신은 ἐντελέχεια①, 즉 생명의 힘을 가지고 있는 유기체의 완전성 혹은 첫 번째 행위입니다. 생명의 힘을 가지고 있는 유기체의 완전성 혹은 첫 번째 행위에 대해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그 존재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의 본질, 주체, 위치, 특징, 그리고 하위 기능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생깁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자신, 툴리②, 피쿠스 미란돌라③, 톨렛④, 그리고 다른 현대의 철학자들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모든 것 중에서 (사람이든 짐승이든) 본질과 특수한 지식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우리는 그녀를 통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누구인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하나의 정신이 세 가지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이들은 각각 별개인 세 개의 정신이 있다고도 하지요. 최근에 이 문제는 피콜로미니⑤와 자바렐라⑥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파라셀수스⑦는 세 개의 주요한 기능에 영적인 정신을 추가하여 정신은 총 네 개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물의 감각에 대한 책에서 캄페넬라⑧는 살인자인 범인 앞에서 시체는 피를 흘린다며 이러한 이론을 증명하고 입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한 수많은 논쟁들 속에서 어떤 사람은 신체 기관만 다를 뿐 모든 생명체에게는 단 하나의 영혼만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물도 사람만큼이나 이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관의 결함으로 인해 그러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서요. 다른 이들은 정신이 전체에 관한 것인지 각각의 부분들에 관한 것인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그 누구보다 자바렐라⑥에 의해서 상세히 논의되었습니다. 정신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주요 기능인 생장 기능, 감각 기능, 이성 기능으로 나뉩니다. 이 기능들은 각각 세 가지 별개의 생물체를 만들어 냅니다. 생장 능력을 가진 식물, 감각이 있는 동물, 이성적인 사람이 그것이지요. 이 세 가지 기능이 어떻게 구별되고 연결되는지 인간의 짐작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타우렐루스⑨, 필립⑩, 플라빈⑪ 등이 생각하듯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니까요. 열등한 것은 홀로 존재할 수 있지만, 우월한 것은 다른 하나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감각 기능과 이성 기능은 생장 기능을 포함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사각형 안에 삼각형이 있는 것처럼요.
세 가지 기능 중 생장 기능은 "유기적인 신체의 본질적인 활동으로 규정됩니다. 이것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성장하고, 자신과 닮은 개체를 생산합니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양육, 생식, 출산 세 가지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는 영양 섭취로 그 대상은 영양분, 음식물, 음료와 같은 것들입니다. 감각적인 생물인 경우에는 간이 그것을 담당하는 기관이고, 식물의 경우에는 뿌리나 수액이 그 역할을 합니다. 그것의 임무는 영양분을 그것을 공급받는 신체를 위한 물질로 바꾸는 것이며 자연적인 열기로 그것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영양 섭취 과정은 그에 따른 4가지의 하부적인 기능 혹은 능력을 포함합니다. 그것은 섭취, 보관, 소화, 배설입니다.
섭취는 끌어당기는 기능으로,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듯 혹은 램프가 기름을 끌어당기듯 음식물을 위장으로 끌어당깁니다. 이러한 섭취 기능은 식물에게 매우 필요한데, 동물이 입을 통해 위장으로 보내듯 뿌리로 수분을 빨아올려 수액으로 보내기 때문입니다.
보관은 위장으로 섭취된 것을 소화가 될 때까지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곧바로 지나가버린다면 신체는 영양을 공급받을 수 없을 테니까요.
소화는 자연적인 열기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횃불의 불꽃이 기름, 왁스, 수지를 소비하듯이 영양분을 변화시키고 소화합니다. 소화불량은 이와 반대인데 자연적인 열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소화에는 숙성, 소화, 착즙이라는 세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숙성은 특히 나무 열매에서 관찰됩니다. 씨앗이 다시 뿌려질 준비가 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익었다고 합니다. 미숙성은 이에 반대되는데, 대식가, 미식가, 게으른 사람들이 이것에 가장 취약합니다. 마치 너무 많은 나무가 오히려 불을 끄듯이 그들은 자연적인 열기를 활성화시키지도 억제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소화는 마치 냄비 속의 음식물이 조리되듯이 위장 속의 음식물이 자연적인 열기에 의해 끓어오르는 것입니다. 오염이나 부패는 이와 반대입니다.
착즙은 열기에 의한 내부 수분의 혼합물입니다. 그 반대는 미숙입니다.
이러한 소화의 세 가지 과정 외에도 소화의 네 가지 순서가 있습니다. 저작 즉 입에서 씹기, 씹힌 음식물을 위에서 분쇄하기, 세 번째는 조혈이라고 불리는 과정으로 간에서 유미⑫를 피로 바꾸기, 마지막은 흡수로써 모든 과정에서 진행됩니다.
배설은 영양분 섭취로부터 발생하는 힘입니다. 그것은 불필요한 배설물과, 음식물과 음료의 잔여물을 창자, 방광, 기공을 통해 배출합니다. 구역질, 구토, 침 뱉기, 땀, 소변, 머리카락, 손톱 등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러한 영양 섭취 기능이 육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처럼, (성장 기능의 두 번째 과정 혹은 능력으로) 신체의 양을 늘리는 증강 기능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길이, 넓이, 두께 같은 모든 면에서 적당한 비율과 완벽한 모양이 될 때까지 신체를 자라게 합니다. 그것은 소모하는 기간과 마찬가지로 증강하는 기간을 가지고 있으며 시인이 관찰한 것처럼 가장 확연한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삶의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은 짧으며 아무도 피할 수 없습니다.
생장 기능의 마지막 기능은 생산으로써, 종의 영속적인 보존을 위해 씨 같은 것으로 자신과 닮은 개체를 낳는 것입니다. 이 기능에는 세 가지의 하위 과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영양분을 씨앗으로 바꿉니다. 생장 기능에서 반드시 수반되는 현상은 생명, 결핍, 그리고 죽음입니다. 생명 보존을 위해서는 자연적인 열기가 가장 필수적이지만, 건조함, 습기, 질적 우수함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열기는 식물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하며 쉽게 감지되지는 않지만 생장이나 열매를 맺을 때 등등의 경우에 나타납니다. 모든 신체는 열기를 보존하기 위해 최소한의 수분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것을 다 써버려서는 안 됩니다. 종의 보존에 있어서는 기후, 국가, 기온, 그리고 후천적인 6가지⑬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용이 매우 유용합니다. 자연적인 열기와 수분이 쇠퇴하면 우리의 생명도 쇠퇴합니다. 만약 미리 폭력적인 사건으로 가로막히거나 우리 자신의 부주의로 중단되지 않으면, 마지막에는 노화로 인해 자연적인 열기와 수분이 말라버리고 재료의 고갈로 인한 죽음으로 소멸됩니다. 마치 기름이 부족한 램프처럼 말이죠.
1) ἐντελέχεια - '엔텔레케이아'는 완료 또는 완성된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완전함'과 '가지고 있다'라는 두 단어로 만들어낸 합성어이다. '완전 현실태'라고도 한다.
2) Tully - Marcus Tullius Cicero (키케로)를 뜻하는 듯하다. 기원전 1세기 경 고대 로마의 웅변가, 정치가, 법률가, 작가로서 연설을 잘하기로 유명했다.
3) Picus Mirandula - 15세기 경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귀족이자 철학자.
4) Tolet - 누군지 찾지 못함.
5) Picolomineus - 정확지는 않으나 교황 비오 2세를 말하는 듯하다. 교황 비오 2세는 15세기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었으며 동시에 국제적으로 유명한 르네상스 인본주의자였다.
6) Zabarel - 누군지 찾지 못함. Zabarella (자바렐라)가 아닌가 싶은 데 그는 16세기 경 이탈리아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자 이자 논리학자이다.
7) Paracelsus - 15-16세기 경 의사이자 연금술사. 마술과 과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의학과 화학의 기초를 세웠다.
8) Campanella - 16세기 경 이탈리아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자이자 논리학자 .
9) Taurellus - 16세기 경 네덜란드의 철학자이며 의학자. 일체의 전통적인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종파에도 속하지 않은 채 신교의 정신과 일치하는 순수한 이성적 철학을 수립하려고 하였다.
10) Philip - 누구인지 찾지 못함.
11) Flavins - 누구인지 찾지 못함.
12) chylus - 소화된 지방이 암죽관 속에 흡수된, 젖 빛깔의 림프액.
13) 건강을 위한 (선천적이거나 본능적이지 않은) 6가지의 후천적인 요소로써 공기, 음식과 음료, 휴식과 운동, 수면과 각성, 배설과 유지(성교), 정신적 애정이다.
번역/우울증의 해부/우울의 해부/The Anatomy of Melancholy/Robert Burton/로버트 버턴/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