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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해부학 (61)

로버트 버턴

by 곡도


SE-a5b69bca-9fe0-446e-8614-f5d01c930af1.jpg [ 나의 조부모, 부모, 그리고 나] by 프리다 칼로 (1936)



( 역자 - 라틴어는 명조체로 진하게 표시합니다. )




SUBSECTION. V.


원인 중 하나인 노령



다른 선례와 관련하여 영향력이 있는 이차적 특수 원인은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내적인, 선천적인, 타고난 것이거나, 아니면 우리가 태어난 후에 일어나는 외적이고 우연적인 것입니다. 선천적이거나 가지고 태어난 것은 노년과 같이 자연스럽고, 반면에 부모의 생명의 정수로부터 물려받은 질병인 유전병은 (페르넬리우스①가 명명한 대로) 부자연스럽습니다. 이 중 첫 번째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우며 살아있는 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령입니다. 노령은 차갑고 건조하며 우울증과 같은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육체와 정신의 감퇴, 그리고 바짝 타버린 체액으로 인해 우울증이 유발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따르는 멜랑히톤②은 노인들이 노년에 종종 광기에 사로잡힌다는 것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리로 생각합니다. 노인들에게는 흑색담즙이 너무 많이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아라비아 의사 라시스③는 그의 책에서 노령을 "필연적이고 분리할 수 없는 양상"이라고 하였고, 이것은 모든 늙고 노쇠한 사람들에게 해당합니다. 70살이 지나면 (성경의 시편 작가가 말했듯이) "모든 것이 괴로움이고 슬픔입니다." 그것이 나약하고 나이 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실임을 우리는 일반적인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평생 동안 활동적으로 살았고, 많은 일과 사업을 하고, 많은 지시를 내리고, 감독해야 할 많은 직원들이 있는데, 갑자기 그만두게 되는 것이죠. 찰스 5세가 필립 왕에게 왕위를 이양한 것처럼 사람들은 단번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지요. 그들은 곧바로 우울증에 시달립니다. 혹은 만약 그런 식으로 계속한다면 그들은 마침내 정신이 혼미해지고 (노인이 두 번째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죠) 그들의 나이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허약함 때문에 더 이상 재산을 관리할 수 없게 됩니다. 통증과 후회와 슬픔으로 가득하고,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어지럼증을 느끼고, 앉아서 계속 흥얼거리거나 혼잣말을 합니다. 그들은 화가 나있고, 심술궂고, 모든 것에 불만이 있으며, "모든 것을 의심하고, 방탕하고, 탐욕스럽고, 완고하고" (툴리④가 말하길) "고집이 세고, 미신적이고, 자만심이 강하고, 허풍쟁이이며, 자기 자신을 찬양합니다." 발타자르 카스틸리오⑤가 노인들에 대해 제대로 관찰한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자연적인 허약함은 노부인에게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그들은 가난하고, 고립되고, 존중받지 못한 채 빈곤하게 살거나 일종의 마녀가 됩니다. 위루스, 밥티스타 포르타, 울리쿠스 몰리터, 에드위쿠스⑨는 마녀들이 하는 일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모두 상상된 것이며 혹은 우울한 기질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소를 마법으로 죽일 수 있는지, 물통 막대기를 타고 굴뚝 꼭대기에서 공중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지, 고양이나 개 등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 이곳저곳으로 몸을 단번에 옮길 수 있는지, 정기적으로 무리 지어 모여 춤을 추는지, 악마와 육체적 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이 학자들은 이 모든 것을 만연한 우울증 탓으로 돌립니다. 우울증은 수면제, 자연적인 원인, 악마의 정책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 사람들은 전혀 해를 끼치지 않으며, 생각하는 것처럼 이상한 짓을 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망상이 일으킨 문제일 뿐입니다. 그들은 그런 이상한 일들을 하지 않으며 단지 정신이 나간 것뿐입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마녀라고 생각하고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딘, 에라스투스, 다나이오스, 스크리바니우스, 세바스티안 미카엘리스, '사물의 감각'의 캄파넬라, '영혼에 관하여'를 쓴 예수회의 단디누스⑯는 그러한 견해에 분노하였고, 치코냐는 전적으로 반박합니다. 마녀들이 우울하다는 사실을 그들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저 왜곡된 환상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니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그런 목적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SUBSECTION. VI.


부모는 내력의 원인


내적으로 타고난 우울증의 다른 원인은 우리의 부모로부터 전체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물려받은 우리의 체질입니다. 페르넬리우스①는 이것을 자연적이지 않은 것, 부자연스러움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유전된 병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체질에 따라서 아들의 체질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병을 그 아들도 갖게 됩니다. "상속인은 아버지의 땅뿐만 아니라 허약함도 물려받게 되는 것이죠. 아버지의 안색과 건강이 안 좋아지면 (로저 베이컨⑱이 말하길) 아들의 안색과 건강도 안 좋아지게 됩니다. 그렇게 병은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이어집니다." 히포크라테스⑲에 따르면 신체의 구성 그러니까 "습성, 균형, 결함, 그리고 다른 생김새에서보다는 태도와 정신 상태에서 그런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납니다." 부모의 성격은 생명의 정수를 통해 자녀들에게 전달됩니다.

셀레우코스의 허벅지에는 닻 모양의 반점이 있었는데, 트로구스의 기록에 따르면 그의 후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플리니우스㉒에 따르면 레피두스는 반장님이었고 그의 아들도 그러했습니다. 유명한 에노바르비 가문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는데, 그들의 성은 그들의 붉은 수염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북스토르피우스㉕가 주목한 것처럼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입술, 인도 사람의 납작한 코, 바이에른 사람들의 턱, 유대인들의 부리부리한 눈을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 걸음걸이, 몸짓, 외모는 그들의 나머지 모든 상태나 질병과 마찬가지로 유전됩니다. 어머니와 딸의 관계도 마찬가지죠. 렘니우스㉗가 주장하기를 그들의 애착은 "부모의 생명의 정수를 따르며 자녀의 악의와 나쁜 상태는 전적으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우울증도 유전되는 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파라셀수스㉘는 명확하게 그것을 확언합니다. 크라토는 모나비우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를 밝혔습니다. 브루노 자이델㉛은 자신의 저서 불치병에서 이를 주장했습니다. 몬탈투스㉜는 히포크라테스⑲와 플루타르코스의 저서에서 그러한 유전적 소인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가 말하기를) 이런 일은 일반적으로 (환자에 대해 말하자면) 우울증의 난폭한 힘 때문입니다. "나는 그가 우울증에 걸려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니엘 세네르투스㉞는 사람의 우울증 기질이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만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온 가족에게 전해진다고 주장합니다. 때로는 가족 전체에게 유전되는 것이죠. 포레스터스㉟는 그의 의학 관찰 보고에서 유전적으로 이러한 질병을 가진 그의 환자였던 상인의 예를 통해 이 점을 설명합니다. 로데리쿠스 아 폰세카㊱도 우울한 어머니,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에게서 영향을 받은 한 젊은이가 나쁜 식습관을 어머니와 함께 공유하게 되었다는 사례를 들었습니다. 스페인의 의사였던 루도비쿠스 메르카투스는 최근에 유전병에 관해 쓴 훌륭한 저서에서 나병을 가스코뉴의 갈보트 가문, 유전성 나병 환자, 천연두, 결석, 통풍, 간질 등으로 분류합니다. 그 밖에도 이러한 것들과 그가 자연의 이변이라고 부르는 광기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데, 치료 불가능한 습관처럼 영원히 붙어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어떤 가문에서는 아버지를 건너뛰고 아들에게로 전해진다는 것입니다. "또는 직계 혈통에서 매번 한 다리 건너서, 때로는 3번씩 건너서 유전됩니다. 항상 동일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질병과 상징적인 질병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이차적 원인은 일반적으로 매우 강력하여 (울피우스가 주장했듯이) 별의 영향까지 종종 바꾸어버립니다. 근본 원인과 하늘의 법령을 바꾸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교회와 국가, 인간의 법과 신의 법은 유전병을 피하기 위해 결탁하여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결혼은 금지했습니다. 메르카투스㊲는 모든 가족에게 그러한 반자연적인 것에서 가능한 한 가장 멀리 떨어지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들과 외관이 가장 다른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죠. 그들이 자기 민족을 사랑하고 공동의 이익을 존중한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물론, 저는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에 따라 모든 시대에 (보통 그렇듯이) 600년에 한 번씩 민족들이 이주하여 그들의 혈통을 개량하고 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땅에 씨앗을 뿌리듯이 말입니다. 스칸디아와 사르마티아 대륙(어떤 이들이 추측하듯이)에서 온 북부 고트족과 반달족, 그리고 그와 비슷한 많은 사람들이 마치 홍수처럼 유럽과 아프리카 대부분을 휩쓸고 지나가, 우리의 정욕과 방종으로 인해 발생한 유전적 질병으로 심하게 손상된 우리의 창백한 안색을 건강하게 바꾸어 놓은 것처럼요. 강하고 유능한 사람들로 구성된 강력한 세대가 우리에게 유입되었는데, 북부사람들이 보통 그렇듯 무해하고, 폭동도 없고, 질병도 없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일반적으로 가련하고 벌거벗은 원주민들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것이죠. 브라질 주변(한 고인이 된 작가가 지적했듯이) 마라냥 섬사람들은 유전병이나 다른 전염병에 전혀 걸리지 않습니다. 그곳에서는 오르카데스와 다른 여러 지역에서처럼 약의 도움 없이도 보통 120년 이상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절제와 무절제의 일반적인 결과이지만, 저는 구체적인 사례로 넘어가 이러한 질병이 어떤 경로로, 그리고 특히 누구에 의해 우리에게 발생하는지 설명하겠습니다.








1) Fernelius - 16세기 경 프랑스 의사로, 신체 기능 연구를 설명하기 위해 '생리학'이라는 용어를 처음 도입했다.



2) Melancthon - 16세기 경 독일의 루터교 개혁가. 마틴 루터의 협력자였으며 교육 개혁에 일조하였다.



3) Rhasis - 누군지 찾지 못함.



4) Tully - Marcus Tullius Cicero (키케로)를 뜻하는 듯하다. 기원전 1세기 경 고대 로마의 웅변가, 정치가, 법률가, 작가로서 연설을 잘하기로 유명했다.



5) Balthazar Castilio - 15세기-16세기 경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외교관.



6) Wierus - 16세기 경 네덜란드 의사. 마술 혐으로 기소된 사람들에 대한 재판과 박해를 논문을 통해 반박했다.



7) Baptista Porta - 16-17세기 경 이탈리아의 학자이자 극작가. 일생의 대부분을 과학적 노력에 바쳤으며 철학, 점성술, 연금술, 수학, 기상학, 자연 철학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들을 출판하였다.



8) Ulricus Molitor - 15-16세기 경 하인리히 크라머의 마녀혐오에 대항하여 교회법에서 도출된 설명과 방법론적 비판을 결합하여 논문을 쓴 변호사. 몰리터는 사탄을 성적으로 숭배하는 검은 미사에 참석하는 것은 환각이나 꿈이라는 주교대의 전통을 유지하지만, 그 외에는 마녀사냥의 존재를 반대하거나 반박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고문으로 얻어낸 자백을 법정에서 인정하는 것에 반대하는데, 이런 종류의 증언은 종종 거짓이기 때문이다.



9) Edwicus - 누군지 찾지 못함.



10) Bodine - 16세기 경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정치 철학자.



11) Erastus - 누군지 찾지 못함.



12) Danaeus - 16세기 경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칼뱅주의 신학자.



13) Scribanius - 17세기 경 벨기에 예수회 신부이자 철학 교수, 작가, 예수회 대학의 총장.



14) Sebastian Michaelis - 16세기-17세기 경 프랑스의 심문관이자 도미니코회의 수도원장.



15) Campanella - 16-17세기 경 이탈리아 도미니크회 수도사. 옥중에서 '태양의 도시'를 썼다. '태양의 도시'는 생산수단의 사유화가 폐지된 후 노동이 모든 시민의 권리가 되는 이상사회를 그리고 있다.



16) Dandinus - 16-17세기 경 이탈리아의 예수회 학자.



17) Cicogna - 누군지 찾지 못함.



18) Roger Bacon - 13세기 경 영국의 스콜라 학자이자 프란치스코회 수도사.



19) Hippocrates - 기원전 4세기 경 고대 그리스에서 활동했던 의사. 우울에 빠진 데모크리토스를 진찰하고는 미친 것이 아니며 모두 이렇게 고독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런데 또 다른 일설에 의하면 반대로 데모크리토스가 너무 웃어서 히포크라테스의 진찰을 받았는데 히포크라테스는 데모크리토스가 미친 것이 아니라 지혜로워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20) Seleucus - 기원전 4-3세기 경 알렉산더 대왕의 후계자이자 마케도니아 출신의 그리스 장군. 셀레우코스 왕조가 이끄는 셀레우코스 제국을 건국했다. 처음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죽음 이후 권력 투쟁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했으나 후에 소아시아, 시리아, 메소포타미아, 이란 고원의 통치자가 되었다.



21) Trogus - 기원전 1세기 경 로마 역사가.



22) Pliny - 1세기 경 고대 로마 사람으로, 이 시절 두 명의 플리니우스가 있었다. 나이가 많은 쪽은 대(大)플리니우스 나이가 적은 쪽은 소(小)플리니우스로 불렸는데 여기서는 어느 플리니우스를 지칭하는지 모르겠다. (대)플리니우스는 정치가, 박물학자, 백과사전 편찬자이며 (소)플리니우스는 정치가, 저술가이다.



23) Lepidus - 기원전 1세기 경 로마의 장군이자 정치가. 로마 공화정 말기에 옥타비아누스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함께 제2차 삼두정치를 구성했다.



24) Aenobarbi - 누군지 찾지 못함.



25) Buxtorfius - 16-17세기 경 유명한 히브리 학자. '랍비의 거장'이라는 칭호로 알려져 있다.



26) Bavarian - 독일 남부에 위치한 주.



27) Lemnius - 16세기 경 네덜란드의 의사이자 작가.



28) Paracelsus - 15-16세기 경 의사이자 연금술사. 마술과 과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의학과 화학의 기초를 세웠다.



29) Crato - 누군지 찾지 못함.



30) Monavius - 16세기 경 루돌프 2세 황제의 궁정 의사.



31) Bruno Seidelius - 16세기 경 독일의 의사, 속담 수집가, 신라틴 시인이었다.



32) Montaltus - 누군지 찾지 못함



33) Plutarch - 1-2세기 경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특히 영웅들의 전기를 쓴 [영웅전]으로 유명하다.



34) Daniel Sennertus - 16-17세기 경 유명한 독일 의사이자 학술 작가. 특히 연금술이나 화학 분야에 뛰어났다.



35) Forestus - 16세기 경 네덜란드의 의사.



36) Rodericus a Fonseca - 누군지 찾지 못함.



37) Ludovicus Mercatus - 누군지 찾지 못함.



38) Gascony - 프랑스 남서부의 한 지역으로 백년전쟁의 주 무대가 되었다.



39) Wolfius - 17-18세기 경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와 칸트 사이의 가장 저명한 독일 철학자 중 한 명으로 여겨진다.



40) Scandia - 북유럽 지도를 만든 최초의 지도 제작자들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사용한 초기 이름.



41) Sarmatia - 사르마티아인이 거주하던 유라시아 대초원 지역.



42) Goths - 고트족은 비록 고대로부터 존재하던 여러 게르만 부족들 하나이지만, 특히 단독으로 고대 로마 제국의 위기와 서방 영토 상실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단 로마 제국이 3세기에 위기를 겪은 원인 중 절반 이상이 고트족의 준동에서 나왔다. 대규모의 마적이자 해적으로서 수시로 제국군 방어선의 허점을 뚫고 들어와 민간도시를 대상으로 약탈과 학살을 일삼은 바람에 로마 제국은 변경은 물론 핵심 속주들까지 타격을 입었으며 황제들마저도 고트족을 상대하다가 여럿 죽었다. 그 결과 세입이 크게 줄고 국방예산이 부족해져 방어병력을 유지할 수도 없고 원정이나 토벌도 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사산 왕조 페르시아 등 다른 외적들까지 침략을 반복하는 무한 쇠퇴의 악순환이 발생하였다. 그러다가 제국 말기에는 수도 로마까지 8백 년 만에 약탈하더니 아예 본국 이탈리아와 히스파니아 속주를 빼앗아 통째로 점거하고 나라를 세워버려 로마 제국이 서방 영토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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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Vandals - 반달족은 동게르만족의 일파로, 오늘날 폴란드 남부 지역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역사에서 처음 등장한다. 게르만족의 대이동 시기에 유럽 여기저기로 이동하였고 5세기에는 스페인에 정착하였으나 곧 북아프리카로 이동하여 439년 카르타고를 점령한 후 반달 왕국을 세웠다. 한때 지중해의 질서를 주도할 정도로 세력을 확장하였고 정치사회적으로 혼란했던 로마를 455년에 침공하여 약탈하기도 했다. 그러나 534년 비잔티움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 때 북아프리카를 침공한 벨리사리우스의 로마군에 의해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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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Maragnan, - 브라질 북동 지방으로 대서양 연안에 위치.



45) Orcades - 오크니 제도의 고대 이름.





번역/해부/우울의 해부/The Anatomy of Melancholy/Robert Burton/로버트 버턴/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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