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현실주의자라면
삶이 아닌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현실주의자라면
어떻게 사느냐가 아닌 어떻게 죽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현실주의자라면
영생이 아닌 자살을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생존과 종족 보존에 너무 많은 의미를
우리가 가진 모든 의미를 부여해 왔다.
너무나 오랫동안
최초의 신들, 최초의 인간들처럼
근친상간도 마다치 않고
악착같이 무차별적으로 이어지는
우주론보다 더 형이상학적이고 기하학적이며
비인간적인 생명의 연쇄.
그리고, 하지만, 그래서, 결국,
나의 인격과 실존과 존엄은
삶이 아닌 죽음,
어떻게 사느냐가 아닌 어떻게 죽느냐,
영생이 아닌 자살에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가 현실주의자라면
삶도 죽음도
자살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