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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형주 Jan 31. 2023

매머드 사냥

지금 이전의 삶 셋




온몸에 털가죽 옷을 껴입고 매머드를 사냥했던 날이 떠오른다

맨 먼저 창을 던지는 것이 내 임무였다

놈은 자기를 처음 공격한 이를 죽도록 따라온다


내 동료들이 수없이 창을 꽂아 넣어도 나만 따라왔다

한 번 밟히면 그걸로 끝이다

절벽 끝에서 나는 아래로 몸을 던졌다

속도는 놈의 무거운 몸을 낭떠러지로 떠밀었다

나는 삐져나온 돌부리를 잡고 살았다


세 가족이 열흘을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매머드를 만나지 못했다


조금씩 날이 따뜻해졌다

나무뿌리를 캐먹으며 곰별의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파란 이끼가 낀 땅에 도착했을 때 내 곁에 둘이 남았다

이젠 더 걸을 힘조차 남지 않은 우리를 기다린 건 검치호랑이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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