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적폐라고

올바른 고치기 방향

by 홍단근

1. 무엇을 고칠까


한글 적폐를 요약하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입니다. 적폐에는 조사 의[の], 후치사 상당구인 에 의한[による], 형식 명사인 위한 [ため/為]이 있습니다. 또한 국민의 말고 국민적으로 고치면 접미사 적을 나옵니다. 모두 일본어 번역 투 말입니다.


그럼 간단하게 번역 투가 무엇인지 알아보시죠. 오경순 주석 1)은 번역 투란 원문 구조에 치우친 직역의 결과로 번역문에 나타나는 상투적이고 어색한 외국어 식 표현이라고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다양한 번역 투 가운데 우리말을 좌우하는 일본어 번역 투가 대표가 됩니다. 그러나 번역문에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일제가 우리나라를 지배했기에 우리 삶 속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외국어 번역 투와 다릅니다. 대부분 한자어 명사와 함께 후치사 상당구, 격조사 의, 접미사 적, 형식 명사가 오는 구조입니다. 출생신고를 하자면 4대 악입니다. 4대 악인 후치사 상당구, 격조사 의, 접미사 적, 형식 명사를 용언, 어미, 조사, 부사로 바꾸면 됩니다.



2. 어떤 방향으로 고칠까


하나는 문장을 통째로 고쳐야 합니다. 4대 악은 수은(水銀)입니다. 수은은 다양한 모양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뭉칩니다. 그러므로 어느 한 단어를 고친다고 해서 완전해지지 않습니다. 보기를 들면 1글자 한자어 명사+하다(대하다)에서 후치사 상당구(에 대하여)가 나오고 다시 접속부사(이에 대하여)가 출현합니다. 또한 접사 대(對)와 중첩 조사(에의)와 일본어 투 형식 명사(대상, 상대)로도 탈바꿈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로 형태를 바꾸기에 문장을 통째로 고쳐야 합니다.


둘째 같은 말이라도 다른 조건을 적용해야 합니다. 후치사 상당구, 조사 의, 형식 명사는 앞말에 어떤 말이 오느냐마다 다른 조건을 적용해야 합니다. 곧 앞말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와 일반 한자어 명사가 오는지 보아야 합니다. 앞말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어미나 용언으로 바꾸고, 일반 한자어 명사가 오면 조사를 활용합니다. 특이하게 접미사 적은 뒷말에 영향을 받으므로 바다가 갈라지듯 나누어야 합니다. 보기를 들면 계획적 범죄 (→고의로 한 범죄), 계획적인 생활 (→계획이 있는 생활)처럼 부정 표현과 긍정 표현으로 구별해야 하고, 희망적 전망 (→낙관하는 전망), 희망적 색상 (→밝은 색상), 희망적인 담화 (→희망을 주는 담화)처럼 같은 뜻이라도 동음이의어를 골라내야 하고, 천문학적 성과 (→천문학 성과), 천문학적 예산 (→엄청난 예산)처럼 처음 뜻과 멀어진 뜻을 가려야 합니다. 모두 뒷말이 의미를 좌우합니다.


셋째 날카롭게 고쳐야 합니다. 우리말은 과거 일본에 지배를 받다 보니, 말하는 순서나 생성 방법이 비슷한 일본어를 알게 모르게 따라 합니다. 그러므로 글 쓰는데 조금 불편하더라도 일본어 투를 다양하게 수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첫째 후치사 상당구를 문장과 맞게 고쳐야 감성이 무디어진 요즘 사람들에게 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가게 됩니다. 둘째 술에 물을 탄 문장으로 만드는 조사 '의'도 칼날처럼 고쳐야 합니다. 셋째 글 속에 내부의 적을 만드는 접미사 적이 있습니다. 접미사 적은 파면 팔수록 다양한 뜻이 있는데도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국어순화집』조차 30개 남짓한 설명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접미사 적을 광산에 다이아몬드를 찾듯 밥 먹듯이 발굴해야 합니다.



3. 어떻게 고칠까


4대 악을 어미, 조사, 용언, 부사로 다듬어야 합니다. 또한 4대 악에서 앞말(선행어)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와 일반 한자어 명사가 오는지 신호등이 바뀌는 것처럼 눈을 모아야 합니다. 앞말에 동사성 한자어 명사가 오면 어미로 다듬고, 일반 한자어 명사가 오면 조사를 변경합니다. 다만 접미사 적은 오히려 뒷말이 무엇인지에 영향을 받습니다.


먼저 어미를 살펴보지요. 서양어는 단어 형태가 변합니다. 영어는 I, my, me, mine처럼 대명사 격이 변경됩니다. 독일어는 더 나아가 명사까지도 격변화를 일으킵니다. 러시아어는 형용사까지도 격 변화를 발생시킵니다. 하지만 일본어와 우리말은 주로 어미가 바뀝니다. 다만 일본어는 가정형, 명령형, 미연형, 연용형, 연체형, 종지형 따위로 어미가 변화하나 종류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말은 먹다, 먹고, 먹어서, 먹으면서, 먹었다가, 먹을뿐더러, 먹으려고, 먹으려니와, 먹을까, 먹을지라도, 먹을지언정, 먹으면, 먹으려고 따위와 같이 수많은 어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말에서 생명력은 어미가 있습니다. 우리말 어미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연결 어미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여러 문장이 겹치는 복문을 잘 연결하려면 연결 어미를 잘 살려야 합니다. 국가대표가 되는 연결 어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인, 이유: 기에, 느라고, 느니만큼, 니까, ㄹ세라/을세라, 므로, 아/어/여, 아서/어서/여서 따위

② 상황, 조건: 거든, 거나, ㄴ데/는데/은데/는바, 라면/려면, 아도/어도/여도, 아야/어야/여야, 으면 따위

③ 무관, 양보: 기로, 기로서니, ㄴ들, 더라도, ㄹ망정, ㄹ지라도, ㄹ지언정, 아도/어도/여도 따위

④ 계속, 나열: 고, 고서, 며, 면서, 아/어/여, 아서/어서/여서, (으)면서 따위

⑤ 첨가: 거니와, ㄹ뿐더러, 으려니와 따위

⑥ 목적: 고자, 여고, (으)러, 으(려), (으)려고 따위

⑦ 대조: 건만, (으)나, 지만 따위

⑧ 선택: 건/거나, 든/든지, 든가, (으)나 따위

⑨ 정도: 도록, ㄹ수록, 으리만큼, 으리만치 따위


다음으로 조사를 고쳐보시죠. 4대 악의 앞말에 일반 한자어 명사가 오면 조사를 살려야 합니다. 후치사 상당구는 블랙홀처럼 거의 모든 조사를 죽입니다. 조사 '의'는 다른 조사로 변경해야 합니다. 형식 명사 경우는 '은/는'으로 바꾸고, 접사 별, 당 따위는 '마다'로 가다듬고, 접속부사 '및'은 '와/과, 하고, 이랑' 따위로 다듬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자세한 조사 고치기는 붙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듯 붙임을 보시면 자세한 설명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조사+용언으로 고칠 줄 알아야 합니다. 후치사 상당구는 조사+용언으로 변경합니다. 특히 '을/를 통하다'는 문장과 맞는 다양한 조사+용언으로 고쳐야 합니다. 조사 ‘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의 날은 ○○을 기리는 날로 손봅니다. 접미사 적도 똑같습니다. 접사 적도 다양한 조사+용언으로 틀을 바꿀 수 있습니다. 형식 명사도 같은 방식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유어 부사를 살려야 합니다. 한자어 명사+조사 ‘의’로 만든 부사인 자기의, 대폭의, 의외의 따위는 고유어인 스스로, 대규모로, 의외로 따위로 대체해야 합니다. '한자어+적으로' 만든 균형적으로, 반사적으로, 우선적으로 따위는 토박이 말인 골고루, 저절로, 먼저' 따위로 수정하시지요. 마지막으로 일본어 투 한자어 명사 부사는 '극도의, 심히, 부단히' 따위는 토종어인 '극도로, 몹시, 꾸준히' 따위로 변경하여야 합니다.


요약해 봅니다. 4대 악을 후치사 상당구, 조사 의, 접미사 적, 형식 명사를 어미, 조사, 용언, 부사로 고쳐야 합니다.


주석 1) 오경순, 번역 투의 유혹 (서울: 이학사, 2010), 25-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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