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을 잡아먹은 배

복합명사류 접미사 적

by 홍단근

이솝우화 『황소와 개구리』를 아시죠. 개구리가 황소를 따라 하다가 배가 터져 죽습니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이지요. 배는 배꼽에 붙어 있지요. 엄마와 연결된 배꼽은 세월이 사람을 채찍질하면 배꼽은 퇴화하고 배는 점점 커집니다. 스무 살 때 날씬한 배가 어느새 아저씨가 되고 보니 개구리처럼 동그랗게 튀어나온 배만 보입니다.


복합명사류 적은 배꼽을 잡아먹은 배와 같은 존재입니다. 일본어는 명사와 명사를 연결할 때 분리 불안증을 갖고 있어 뭔가 갖다 붙이기를 좋아합니다. 명사와 명사 가운데 조사 ‘노(の)’처럼 접미사 적(的)을 붙입니다. 더 나아가 후치사 상당구나 형식 명사까지도 붙입니다. 이것은 복합명사가 발달하지 않는 일본어의 개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말은 다릅니다. 중간에 조사나 접사가 없더라도 복합명사(명사+명사) 형태가 옵니다. 보기를 들면 일본어다운 표현인 경제의 문제, 경제적 문제, 경제에 대한 문제, 경제상의 문제 따위는 우리말다운 경제 문제로 고치면 됩니다.

이쯤 해서 편의대로 이름을 지어주시지요. 복합명사처럼 사용되기에 '복합명사류 적'이라고 호적부에 올립니다. 그럼 복합명사류 적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하나는 학문이나 생각·성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학문으로는 경제. 고전, 구조, 과학, 물리, 사회, 역사 따위가 있습니다. 생각·성격으로는 관념, 이론, 내면, 외향, 이중 따위가 있습니다. 이런 말은 다른 접미사 '론, 법, 설, 주의, 학' 따위를 붙이기도 한답니다.


둘은 배꼽에서 나온 배처럼 파생된 형태가 더 많이 사용됩니다. 파생된 형태는 배꼽과는 전혀 다른 구실을 하기도 합니다. 천문학은 별을 연구하는 학문에서 나왔습니다. 천문학적 연구이라고 하면 천문학 연구가 되죠. 하지만 파생되면 별이 아닌 별과 같이 무수히 많다는 뜻입니다. 천문학적 금품수수는 엄청난 금품수수, 별과 같이 수많은 금품수수가 되지요. 그리고 본디 의미로 사용되면 적은 생략할 수 있으나 이미 떨어져 나가면 적(的)을 생략할 수 없답니다.

셋은 '에 대하다, 에 관하다' 따위와 같은 후치사 상당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기계적 특성은 기계에 대한 특성, 기계에 관한 특성, 기계와 관한 특성 따위를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조사로 다시 태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에, 에서, 으로' 따위로 고칩니다. 더 나아가 '로서, 에서 보면, 으로 보면' 따위로도 손질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 문제는 실무에서 문제, 실무에서 보면 문제 따위로 고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꽃은 맨 마지막이 화려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붙임을 참조하시어 예문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익혀보시지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