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필요한 조사 '의'

조사 '의'를 시작하면서

by 홍단근

① 개요

3끼 잘 드시는지요. 바쁜 직장인은 세끼 챙겨 먹기가 힘듭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때론 바빠서 아니면 건강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기도 합니다. 다이어트를 해보면 처음에는 배가 고파도 좀 지나면 정신은 오히려 맑아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이어트가 필요한 조사 ‘의’를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어는 조사 노(の)를 가장 많이 씁니다. 우리말도 조사 ‘노’와 대응하는 조사 ‘의’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주석 1) 왜 이처럼 조사 ‘의’가 많이 팔릴까요? 첫째 일본 문법을 따라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어는 삼시 세끼 밥 먹듯이 단어를 연결할 때마다 ‘노(の)’를 꼬박꼬박 써주지요. 하지만 우리말은 조사 ‘의’는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보기를 들면 녹색의 소나무의 가지[錄の松の枝]는 일본어이지만, 녹색 소나무 가지는 우리말입니다. 둘째 수동, 부분, 간접을 내세우는 데 쏠쏠합니다. 이것은 책임을 피하고, 사물을 내세워 객관적으로 보이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잉크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돌려막기를 할 수 있습니다. 곧 문장 안에서 글자 수를 줄이고, 접미사 적, 후치사 상당구 따위를 조사 ‘의’로 언제든 땜질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② 분류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 지표(MBTI)는 사람 성격을 16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조사 ‘의’를 16개로 분류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조사 ‘의’를 학자들마다 다양하게 분류하나 그 가운데 모리 미호(森美穂) 주석 2) 님은 일본어 조사 노(の)를 40개로 자세히 분류하였습니다. 여기서는 모리 미호 님의 분류법을 불쏘시개로 삼겠습니다. 조사 노(の)와 조사 ‘의’는 재료, 종류, 형식 명사에 접속하는 경우를 빼고 37개가 모두 대응한다고 가정합니다. 보기를 들면 가죽의 지갑이 아닌 가죽지갑으로, 장미의 꽃이 아니 장미꽃으로, ‘예상대로의 성적’이 아닌 ‘예상된 성적’으로 받아주므로 조사 노(の)와 조사 의가 대응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주체, 수식, 공간, 수, 다양한 조사 고치기, 용언 고치기, 관형사나 부사로 고치기와 같은 7가지 대분류를 기준으로 16개 소분류를 하고 37개를 설명하겠습니다. 주체에는 ① 소유·인간관계 ② 동작주·작성자 ③ 단체·소속이 있고, 수식에는 ④ 수식 관계, ⑤ 비율·한도가 있고, 공간에는 ⑥ 장소 ⑦ 추상적인 장소 ⑧ 지시어에 접속이 있고, 수에는 ⑨ 시간·시기 ⑩ 수량·순서가 있고, 다양한 조사 고치기에는 ⑪ 다른 조사로 고치기 ⑫ 중첩하는 ‘의’를 고치기가 있고, 용언으로 고치기에는 ⑬ 동사 고치기 ⑭ 형용사 고치기 ⑮ 조사+용언으로 고치기가 있고, 부사로 고치기에는 ⑯ 관형사, 부사 따위로 고치기가 있습니다. 더 궁금하시다면 학자들마다 분류 방법을 마지막에 첨부해 놓았습니다.

③ 고치기

고치는 방법은 ① 고유어로 고치기 ② 순서를 바꾸기 ③ 조사 ‘의’를 생략하기 ④ 다른 말 넣기 ⑤ 다양한 조사를 고치기 ⑥ 조사+용언으로 고치기가 있습니다.

첫째 조사 ‘의’는 쉬운 토박이말로 고칠 수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자신의 한계는 스스로 한계로, 익년의 예산은 다음 해 예산으로, 최적의 상태는 가장 좋은 상태로, 사각의 상자는 네모난 상자로 따위로 고유어가 대체재 역할을 합니다.

둘째 순서를 바꾸시죠. 일본어는 사람보다는 사물을 앞세우고 전체보다는 부분을 앞세웁니다. 이런 형태는 순서를 바꿔주면 됩니다. “나의 손발은 다른 사람보다 굵다.”는 “나는 손발이 다른 사람보다 굵다.”라고 변경합니다. 또한 수량 명사를 표현할 때 일본어는 수량 명사+노(の)+명사로 표현하나 명사와 수량 명사로 표현해야 합니다. 100만원의 현찰보다는 현찰 100만원이 더 좋은 표현입니다. 더 나아가 수식을 나타내는 말로 바꿀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물을 좋아한다.”는 “사람들 대다수가 동물을 좋아한다.”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조사 노(の)와 후치사 상당구인 ‘에 의하다’와 짝을 지어 수동을 만든 형태는 순서를 되돌리시죠. 형사소송법 81조 1항의 “구속영장은 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사법경찰관리가 집행한다.”는 “검사가 구속영장을 지휘하고 사법경찰관리가 집행한다.”로 위치를 변경합니다.

셋째 조사 ‘의’를 생략합니다. 조사 ‘의’ 고치기가 어렵다면 우선 생략하십시오. 우리말은 일본어와 달리 복합명사가 발달하여 연속으로 명사 형태로 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당신, 국민, 전국처럼 친숙한 말에는 조사를 붙이지 않고도 쓸 수 있습니다.

넷째 다른 말을 넣을 수 있습니다. 조사 ‘의’가 아닌 관형사, 의존명사, 접미사 따위를 넣을 수 있습니다. 조사 ‘의’를 용언으로 고치고 싶지만 글에 길이가 길어진다면 이 방법이 괜찮습니다.

① 소유·인간관계나 동작주·작성자: 공, 군, 님, 선생, 씨, 양, 여사, 부인, 옹, 자매, 형과 같은 호칭, 경칭이나 네, 사람, 이 따위

② 단체·소속: 계(界), 단(團), 도(徒), 떼, 류(類), 무리, 부류, 분야, 사(社), 소속, 족(族), 종(種), 층(層), 파(派) 따위

③ 수식 관계나 비율·한도: 분지, 가운데(에), 중(에) 따위

④ 장소: 발(發), 산(産), 제(製) 따위, 상/위, 하/아래, 중/간/가운데, 내/속/안, 외/밖, 옆/측/쪽/편 따위

⑤ 추상적인 장소: 가운데(에), 중에, 속에/속으로, 안에/안으로 따위

⑥ 지시어에 접속: 쪽, 측, 편 따위, 네, 사람, 이 따위

⑦ 시간·시기: 께, 날, 녘, 달, 동안, 무렵, 중, 쯤, 철 따위

⑧ 수량·순서(금액 포함): 대, 어치, 짜리 따위


다섯째 조사 ‘의’를 우리말 모든 조사로 다양하게 고칠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여섯째 조사와 용언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일본어는 노(の)를 사용하여 단어를 연결하지만 우리말은 용언의 관형형을 명사로 이어야 합니다. 조사 노(の) 형태인 근로의 권리는 일본어 투이고, 용언의 관형형 형태인 근로할 권리는 우리말 투입니다. 좀 더 살펴보면 김동완 주석 3) 님은 조사 노(の)는 명사와 명사를 연결하는 역할(관형어) 뿐만 아니라 전후 명사끼리 인과관계나 의미를 밝혀주는 역할을 하므로 서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면서 이것을 서술적 용법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보기로는 조사 ‘의’가 다른 조사가 중첩되면 숨어있는 다양한 용언이 고개를 내밉니다. 민법 454조 1항의 “제삼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에서 “제삼자가 채무자와 맺은 계약으로 ….”라고 고치면 숨어 있던 용언이 얼굴을 비춥니다. 이런 용언은 너무나 많으므로 문장에 맞는 말로 고치시면 됩니다. 상세한 내용은 뒷부분에서 해설하겠습니다.


조사 '의'를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조사 '의'는 일본어 조사(の)에서 왔지만 꼬박꼬박 쓰지 말고 되도록 생략해야 합니다. 또한 접미사 적, 후치사 상당구 따위의 화신입니다. 그리고 조사 '의'는 용언을 담고 있으므로 그 뜻을 분명하게 구별해줘야 날카로운 문장을 만듭니다.



주석 1) 국립국어원, 현대 국어 사용 빈도 조사 2 (서울: 국립국어원, 2005), 695-696쪽, 2005-1-33,https://www.korean.go.kr/front/reportData/reportDataView.do?mn_id=45&report_seq=1, (2021. 12. 19. 확인).


주석 2) 모리 미호(森美穂), "일본어권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조사 '의'의 교수 방안 연구: 준 구어 자료에 나타난 ‘의’와 ‘の’의 용법 비교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창조대학원, 서울, 2015), 14-18쪽, http://www.riss.kr/link?id=T13955323. (2021. 4. 13. 확인).


주석 3) 김동완, 일본어 번역사전, (울산: 울산대학교출판부) 9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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