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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래 Oct 31. 2018

잘 생긴 게 최고야

[Day 5] 내가 좋아하는 사람 

1.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나를 감싸듯 환한 빛과 따스한 온도로 웃는 표정의 얼굴 몇몇이 눈 앞을 스쳐지납니다.

모두 저마다의 인연으로 가슴 깊이 품은 사람들입니다. 지금 여기의 짧은 글 몇 토막으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감히 적어낼 수는 없습니다.


2.

요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멤버인 김재환입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재환이 목소리를 들으며 힘을 내 일을 했고, 퇴근길에 미뤄뒀던 영상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남자라면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0대가 되었든 40대가 되었든 소년 같은 인상을 하고 성격도 철부지 그대로인 남자들이 있습니다.

흰 피부, 쌍커풀 없는 큰 눈,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 유머러스한 말솜씨.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입니다. 


잘 생긴 게 최고이고, 늘 새롭고, 짜릿한 겁니다.


3.

여자라면 누가 봐도 예쁘고 글래머에 겁이 많은 성격이 좋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을 것이고, 그러면 그럴수록 내게 의존할 테니까요.

이를 테면 <위대한 개츠비>의 여주인공 데이지 같은 캐릭터 말입니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라거나. 전생에 나는 분명 아름답고 겁 많고 돈 많은 여자들의 측근이 되어 그들의 뒤에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부귀와 영화를 누렸을 겁니다. 그 때의 내가 남자였든, 여자였든.


4.

이렇게 말하는 나를, 좋아할 수 있나요? 

내가 하는 말들이 진심이기는 할까요?

진짜의 마음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대하는 건 어지간히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100%의 진심이란 있는 걸까요? 삼 분의 일 정도의 순수함이라도 있는 걸까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다지 다정하지도 세심하지도 못한 사람입니다. 행여라도 나를 다정다감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면 그건 습관 같은 '매너'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아주 능숙한 연기일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 '이미지'이자 '캐릭터'입니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사람의 삶을 통째로 받아들이는' 수고 같은 것은 별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대부분 나는 그 이미지와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그 이미지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다정히 대하고자 하고, 좋아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내게는 '싫어하는 사람'을 답하라고 하는 게 더 쉬운 질문입니다. 세상에 나 같은 박애주의자는 또 없으니까요.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항상 당신의 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본모습 때문이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환상으로 오버랩된 잘 생긴 당신, 아름다운 당신을 찬양하기 위함입니다.

혹은 그런 헌신적인 내 모습을 사랑하기 위함입니다.


그런 사랑이라도, 이런 진심이라도 괜찮다면 나는 죽을 때까지 당신의 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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