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7] 병
모든 걸 다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호흡조차도.
꽤 자주, 주기적으로 느끼는 감정인데, 그냥 현대인의 감기 같은 우울이나 만성피로, 혹은 PMS로 규정하면서도 결국 본질은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란 걸 직시하게 됩니다.
'평범해져버린' 자신의 '권태'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천재들을 떠올립니다. 나는 그 리스트에 오를 수 없습니다. 일단 천재가 아니고, '평범의 가치'를 너무나도 잘 아니까요.
저 순간순간을 버티며 '평범해지기 위해' 세상과 싸우듯 살아온 것 같습니다. 살고 있습니다. 살아갈 것입니다.
유일한 치료제는 이것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