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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래를 예측한다
내 미래의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데 내가 하는 일은 보통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정도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다. 그때쯤엔 우리가 얼마나 돈을 더 벌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일. 혹은 만족할 만큼 돈을 벌 수 없으니 ('만족'이라는 게 과연 가능한 것인지는 차치하고) 원하는만큼 돈을 더 벌려면 무슨 일을 어떻게 얼만큼 해야하는지를 계획하는 일. 다시 말하자면 일을 만드는 게 나의 일인 셈이다.
#2. 미래를 본다
30대에 들어서면서 3~4년 정도 매년 사주를 봤는데, 주역이 흔히 '통계학'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것처럼 어딜가나 비슷비슷한 얘기들이었다. 초년에 고생이 많았다는 거 말고는 그다지 나쁜 이야기는 없었고. 심지어 '토요일 아침부터 이렇게 좋은 사주를 보다니 내 눈이 맑아지는 기분이네요'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보통 사는 게 힘들거나 불만이 가득하니 사주나 점을 보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험하고 안타깝고 그런 사주팔자들만 보기 마련이라고...)
얼마 전 방청소를 하다가 구깃구깃한 편지봉투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메모에서 뜻밖의 팩트폭행을 당했다.
- 확실히 타고난 재능이 있음.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게으른 탓. '해야' 재능임.
마지막으로 갔던 역리원에서 들은 얘기를 적어 놓은 쪽지였다. 기억을 되짚어 보니 2013년 초에 방문한 곳이었다. 장장 5년 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나의 재능이 아니게 된 것이었다.
지난 주 우연히 점심식사를 함께 한 분으로부터 '내년부터 10년 대운이 들어옴. 2022년 쯤엔 자산이 두 배 정도 증가하며 매우 유복해짐'이라는 사주풀이를 들었다. (현재 자산이 미약해서 2배 증가한들 유복...해질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지만) 하지만 이 또한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내가 동사로써 움직이느냐 아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겠지.
#3. 미래를 만든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만드는 것이다"
올해 초 신규 검색서비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마음에 품었던 말이다.
학부 마지막 학기,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바들바들 떨던 시절. 그래도 내가 용감하게 한 발 한 발 내딛게 해줬던 말.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새삼 마음에 품었던 것은 다시 한 번 파이팅!해야 해서가 아니라 진짜 미래를 예측하거나 아니면 그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_-
그런데 #1과 #2의 에피소드를 연결지어 생각해보니, 우리 삶에 그렇지 않은 일이 어딨겠는가-싶다.
일해야 돈이고, 써야 재능이다.
내가 '하는 것'이 미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