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맘이 되어 볼까?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

by 지오바니

아이가 얼마 만에 다시 학교를 가는 건지 모르겠다. 어젯밤부터 가방을 챙기고 준비물을 확인하며 온갖 부산을 떨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미 학교에 가는 것보다 집에 있는 것이 익숙한 아이는 벌써부터 학교 가기 싫다며 찡찡대고 반대로 이제 드디어 아이 등하교를 함께 할 수 있게 된 나는 마음이 설렌다.


아이가 몇 반, 몇 번인지도 항상 헷갈려하던 내가 아이의 하루 스케줄을 책임지고 일명 헬리콥터 맘(자녀를 과잉보호하는 엄마를 뜻한다)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루 종일 아이 주위를 맴돌 생각을 하니 묘한 기분이다. 등하교 한 번에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엄마들과 동급이 된 기분?


너무 오버하지 말자며 마음을 다잡고 아직도 꿈나라인 아이를 깨우고 등교 준비를 시킨다. 침을 먹이고 머리를 빗겨 준비를 마친 뒤 아이와 집을 나섰다. 학교 가는 길은 이미 엄마와 손 잡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로 붐비고 아이들을 실어 나르는 노란색 학원 버스들도 분주히 오간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포즈 버튼으로 멈춰 있던 영화의 한 장면이 다시 플레이되어 돌아가는 듯 생기가 넘쳐흐른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상이었을 모습인데 내게는 엄청나게 특별한 날인 듯 느껴진다.


아이 하교 시간과 만날 장소를 몇 번이나 확인한 후 집에 돌아왔다. 이 전에도 몇 번 쉬는 날이면 아이를 데리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학교 앞에서 아이를 만날 생각에 엄청 설레어하는 나와는 달리 아이는 늘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었다. 유치원에 다닐 때도 어쩌다 할머니가 일이 생겨 아이를 못 데리러 가는 날이면 내가 아이 하원을 시켜야 했다. 퇴근을 하자마자 쏜살같이 아이를 데리러 가도 저녁 7시 30분이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그때마다 혼자 유치원에 남아있을 아이를 생각하며 안절부절 숨이 넘어가도록 달려가 아이를 만나도 아이는 별로 반가운 기색이 아니었다. 유치원 선생님이 "엄마 오셨다!"라고 알려주면 보통 아이들은 "엄마~"라고 소리 지르며 뛰쳐나오기 마련인데 우리 아이는 쭈뼛쭈뼛 마지못해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왔다. 외려 크게 소리 내신 선생님이 무안해하실 정도였다. 그렇게 나와 신발을 신으며 자꾸 내 뒤를 힐끔거리는 아이가 찾는 건 아빠나 할머니였다.


그때마다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그저 자신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을 보고 싶었을 뿐인데 난 그 원망을 내 맘을 몰라주는 아이에게 돌렸었다.


이제라도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선 나를 아이가 달려와 반갑게 안아주는 날이 올까. 아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맛난 간식을 사주고 오늘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재잘거리는 아이를 웃으며 바라보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벌써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다!

내 스케줄이 아닌 아이의 스케줄에 맞추어 보내는 하루는 생각보다 더 바쁘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의 주양육자가 된 나는 이제껏 회사에서 맡았던 그 어느 업무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