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지 않아도 돼서 좋은 것들 중 가장 으뜸은 약간 의외의 순간이다.
아침 8시쯤 일어나는 아이가 졸린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올 때 "굿모닝~ 우리 아기"라고 말하며 꼬옥 끌어안아 줄 수 있는 것. 졸려서 귀찮아하는 아이 얼굴에 뽀뽀를 퍼부으며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는 아침마다 '아~ 이 시간에 집에 있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쁨이었다.
항상 아이가 잘 때 출근하고 아이도 나도 종일 일하랴 공부하랴 하루에 치여 저녁에 녹초가 되어서야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 날 아이의 기분에 따라 퉁명스럽게 인사하거나 제대로 인사를 안 하면 '이때다' 하고 예의가 없다며 혼낸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루에 얼굴을 처음 맞대면서 찡그리고 화낸 얼굴을 보여준 적이 더 많다.
'왜 그랬을까' 너무 후회가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이의 상처 받은 얼굴과 눈물범벅이 되어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던 모습이 생각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 뭘 그리 큰 잘못이라고 그렇게 모질게 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내려앉는다. 다 내 잘못이었던 것을...
어쩌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권위적인 엄마 역할을 하며 풀었는지도 모르겠다.
참 나쁘다. 나란 엄마.
엄마보다 훨씬 착하고 바르고 선한 우리 딸에게 걸맞은 엄마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더 나은 엄마가 되기 위한 연습을 한다. 아이와 눈 맞추고 대화하고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한다.
좋은 엄마가 되는 건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고 배운 적도 없어 맞게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진심을 다해 지금 내게 주어진 기회와 시간을 잘 사용하고 싶다.
더 이상은 정말 후회하고 싶지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