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서 최선을 다해 볼게(1)

내 자식 살리기 프로젝트 개시

by 금난화

유지원에서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계속되었습니다.


“어머니, 청동이가 모여야 할 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느라 제때 모이지를 못해요.”

“어머니, 벌써 이제 가을학기가 반이 지났는데 아직도 등원하면 가방정리하는데 한참 걸리고 친구랑 장난치느라 늦어져요.”

“어머니, 청동이가 혹시 청력에 문제가 있나요? 목소리가 너무 커요.”

“어머니, 청동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수업이 아니면 집중을 잘하지 않아요.”

“어머니, 이제 청동이가 학교를 갈 나이인데 혼자 독백하듯 공룡 흉내를 내거나 공룡소리를 내요. 친구들이 이상하게 볼 수 있어요.” 등등.


거기에 급기야 “어머니 청동이 ADHD를 의심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까지 들었으니 제정신일리가 없었습니다. 아직 만 6세가 되지 않아 약 처방을 받을 수도 없었고 또 제 마음속에는 사실 ‘무슨 ADHD야? 제대로 지도를 하면 달라지겠지.’ 하는 마음이 가득하였습니다. 아이를 너무 오냐오냐 키운 탓이라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사뭇 있었습니다.



둘째를 임신하고 첫째 육아휴직이 많이 남은 김에 일찍 회사에 육아휴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어느 날 친정아버지와 청동이가 노는 모습을 보자 이것은 4살 배기 아기의 놀이이지 7살 아이의 놀이가 아니었고 아이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따끔하게 이야기를 못하는 문제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브런치북4.jpg 좋아, 내 자식 살리기 프로젝트 개시다!



회사를 다닐 때는 밤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친정에 가서 아이를 픽업하여 집에 데려오고, 아이가 잠시 tv를 보는 동안 씻고 빵 몇 개를 입 속에 욱여넣으며 유치원 알림장을 확인하고 뒷정리를 하고 책 한 권 읽은 후에 아이를 재우며 하루를 마감하기에 바빴습니다. (밥을 차려먹으면 설거지 등등 시간과 에너지 소비가 많다 보니 매일 같이 빵을 물리도록 먹어서 그런지 살은 덤으로 많이 쪘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차근차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이 부족하였습니다. 잠이 들려고 할 때면 밤 11시가 넘어서도 그제야 뭔가 엄마에게 할 이야기가 생각나고 낮 동안 눌러왔던 안 좋았던 자신의 기분을 꺼내는 아이가 가끔은 야속하기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밤 12시에 되어서야 쓰러지듯 잠을 자고 새벽에 출근하기 위해 눈을 뜨는 하루하루였습니다. 그 안에 남편의 활동은 없고 오로지 저 혼자만이 감당하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여리고 속이 깊던 아이는 ‘엄마가 힘들까 봐.’ 혹은 ‘엄마가 속상할까 봐.’ 자신의 하루를 온전히 마음을 드러내며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시간이 지나 아이와 대화를 나누어보자 주의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 더 큰 문제를 발견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지시사항을 바로바로 이행하지 못해 매일같이 이름이 불리고 지적을 받는 아이를 반 친구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제 아이를 ‘좀 멍청한 것 같다고’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게 중에 성장발달이 빠르고 조금 못된 성향을 가진 아이는 저희 아이를 갖고 놀고 아이들과 못 어울리게 훼방을 놓기도 하였습니다. 아이의 물통을 발로 차고 다니거나, 아이의 소지품을 숨겨 놓거나 선생님께 혼나도록 유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고지능이고 관찰력과 이해력이 남다른 아이이지만 출력되는 행동은 '티코'이니 아이 자신이 '나는 사실 람보르기니야.'라고 이야기한들 누가 믿어줄까요.


하지만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저희 아이가 그것이 자신을 괴롭히는 행동임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그 친구가 자신과 놀아준다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친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가 같이 논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청동이를 무시하거나 깔보는 것이 확실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친구가 고팠던 아이는 알면서도 ‘흐린 눈’으로 애써 그런 행동을 모른척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친구들은 다 날 좋아하지 않아.’라고 무심결에 말하는 아이의 말들이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의 <청동이 개선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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