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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Jul 02. 2023

한화 이글스 8연승,
날개를 활짝 펴다  

한화 이글스의 비밀번호는 드디어 풀리는 걸까?

나는 한화 이글스팬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팀도 아닌 한화 이글스의 8연승은 기쁘고 가슴 벅찬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화 이글스라면 8연패가 훨씬 자연스러운데...(한화 이글스팬님들께 죄송하지만…) 올드팬인 내 기억의 빙그레 이글스는 원년팀은 아니지만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던 강팀이었는데 싱가포르에서 생활하다가 귀국해서 다시 야구를 보기 시작한 시점부터 한화 이글스는 한국 프로야구 최약체 꼴찌의 상징이 되어 있었다. 


프로스포츠에서 오랫동안 하위권에 머무는 팀을 조롱하는 의미로 ‘비밀번호’가 등장한 것은 롯데 자이언츠의 비밀번호 8888577이 원조격이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순위로 2008년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하여 최종순위 3위를 기록하며 비밀번호를 풀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맞수인 LG 트윈스의 비밀번호는 10자리까지 늘어난 6668587667이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순위로 무려 10년 동안 하위권에 머물렀던 것이다. 


한화 이글스의 비밀번호 5886899678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순위로 2018년 3위에 올라 반등하는 듯하더니 2019년 9위를 시작으로 3년 연속 10위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가 되어 비밀번호를 만들지도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도 개막 이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화 이글스는 5월 11일 2021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감독을 선임하면서 팬들의 분노가 폭발하였다. 


올시즌 한화 이글스는 FA로 채은성을 영입하여 노시환, 정은원, 김인환 등 젊은 야수진과 함께 타선이 업그레이드되었고, 매년 최하위에 머물면서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고의 유망주 투수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 문동주, 김서현 등 강속구 투수를 연달아 지명하면서 전력향상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역대 최악의 외국인 투수와 타자 영입이 발목을 잡아 한화 이글스 성적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는 팬들은 원인 제공을 한 프런트 개혁을 하지 않고 애꿎은 외국인 감독을 희생양 삼은 것에 대해 여론이 악화된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7월 1일 순위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출발한 최원호 감독은 선임된 5월 12일부터 7월 1일까지 20승 3 무 18패, 승률. 526 기록하며 리그 중위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수베로 감독 경질 전에도 연승을 기록 중이었고,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기에 8연승을 최원호 신임 감독의 전적인 성과로 볼 수는 없지만,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 이기는 야구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몬스터 류현진을 보유하던 시절에도 해내지 못한 8연승 행진으로 움츠렸던 이글스팬들의 어깨를 활짝 펴게 하고 있는 2023년 한화 이글스가 9연승의 역사까지 새롭게 쓰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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