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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Jul 22. 2023

내 마음은 어디에 두고 왔을까.

전설의 가수 토니 베넷의 부고를 접하고…

전설적인 재즈 싱어 토니 베넷이 21일(현지 시각) 고향인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토니 베넷을 처음 알게 된 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래전인데 아마 90년대 중반쯤이었던 것 같다. 그의 대표곡 ‘I lefe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영화 OST로 접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처음 그의 목소리를 듣고 “와아, 세상에 이렇게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는 목소리도 있구나.”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눈물도 찔끔 흘렸던 것 같다.

Tony Bennett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on The Ed Sullivan Show - YouTube


토니 베넷이라는 가수에 대해 찾아보니 1926년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이가 많은 가수라는데 놀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이라는데 또 한 번 놀랐고, 이미 70대에 접어들었을 때였을텐데 라이브 영상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와 가창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음반을 사서 노래를 듣는데 모든 노래가 좋았다. 스윙 리듬이 멋들어진 ‘Just in Time’, 우수에 젖은 ‘The Shadow of Your Smile’, 영어임에도 가사가 팍팍 가슴에 꽂히는 ‘Smile’ 진짜 모든 노래가 멋졌다.

토니 베넷이 그린 샌프란시스코와 자화상_출처. Tony Bennett | The Official Site

가끔 유튜브에서 토니 베넷의 라이브 영상을 볼 때마다 여전한 노래 실력을 보고 “세상에 저 연세에 저렇게 노래를 한다는 게 가능한가” 감탄하곤 했었다. 평범한 나는 물론이고 아무리 날리던 가수들도 나이 들수록 목소리가 갈라지고 고음이 올라가지 않는 걸 당연하게 지켜봤는데 아니 무슨 80 넘은 양반이 노래를 저렇게 잘할 수 있는지 타고났다는 게 바로 저런 거구나 싶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토니 베넷의 소식을 들은 것은 2021년 8월 3일과 5일 95번째 생일을 맞아 레이디 가가와 <Love for sale> 음반을 발표하고, 은퇴 공연을 했다는 것이었다. 무려 95세에 공연이라니…

Tony Bennett & Lady Gaga @ Jazz at Lincoln Center • New York • [Juillet 2014] - YouTube

레이디 가가는 2014년 듀엣 앨범 <Chick to Chick>을 발표해서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을 만큼 특별한 인연이다. 2016년부터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토니 베넷의 근황은 40세 연하인 아내 수전이 운영하는 SNS를 통해 간간히 전해졌으나 가족만을 알아보는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었다. 전설의 보컬이 그대로 사그라드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그의 아들이 95번째 생일을 기념한 은퇴공연을 준비했고, 레이디 가가는 기꺼이 함께 했다. 이 날의 공연을 보면 조금 불편해 보이기는 하지만 멋진 노래와 여전한 무대 매너를 보여 그의 상태가 심각한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토니 베넷은 이날의 공연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토니 베넷이 그린 레이디 가가_출처. Tony Bennett | The Official Site

2차 세계대전에 참전 이후 1951년 데뷔한 토니 베넷은 2021년까지 70년을 현역으로 활동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70년 동안 해낸 토니 베넷의 충만한 삶은 이제 멈췄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남아 사람들을 위로하고 감동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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