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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Nov 13. 2023

無敵LG,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

1994년, 29년 전 무슨 일이 있었나...

1994년 MBC 연속극 <서울의 달>, <종합병원>, <M> 등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그해 여름 <라이온 킹>, <포레스트 검프>, <트루 라이즈>, <마스크>, <스피드>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흥행하기도 했다. 김건모는 2집 타이틀곡 “핑계”의 메가히트로 그해 가수상을 독점했다. 015B의 4집 타이틀곡 “신인류의 사랑”은 X세대라고 불렸던 90년대 20대들의 연애풍조를 재미있는 가사로 담아 큰 인기를 끌었다.  

1994년 외국영화 관객동원 TOP 10

한양대 소속 야구선수 박찬호는 MLB에 진출 LA 다저스에 입단했고, 연세대학교 농구부는 1993~1994 농구대잔치에서 대학팀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 여름은 2018년이 기록을 깨기 전까지 무려 24년 중 가장 더운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해서 시민들이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야만 했다. 


1994년 상반기는 밝고 희망적인 일들이 많았지만, 하반기에는 사회적으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았다. 지존파 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고,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 등은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넬슨 만델라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해이기도 하고, 김일성이 사망한 해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어느 해나 다사다난하게 느껴지지만 1994년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청춘의 한가운데의 해였고, LG 트윈스를 열심히 응원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해였다. 당시 LG 트윈스는 강팀이었기에 매년 가을야구를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그러나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10년 동안 6668587667(순위) 비밀번호를 완성하며 가을야구 냄새도 맡아보지 못할 줄이야…


2013년 길고 지루했던 암흑기를 벗어나고 지난 10년 동안 8번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냈지만, 올드팬들이 염원하는 우승에는 미치지 못했다. 우승에 가장 근접한 전력을 갖추었던 작년에도 역대급 설레발로 업보만 쌓은 후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1승 3패로 패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그런 LG 트윈스가 드디어 2023년 KBO 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63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텍사스 레인저스,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한신 타이거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0개 팀뿐인 KBO에서 29년 만에 우승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다. 


우승한 지 오래된 롯데 자이언츠(1992년), LG 트윈스(1994년), 한화 이글스(1999년) 팬들이 우승 당시 사회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웃프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쌍둥이는 드디어 29년 무관을 탈출했다. 무려 29년 만에 우승임에도 막상 닥치니 생각보다 무덤덤하다. 


그저 앞으로는 당당하게 無敵LG를 외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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