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처럼 스스로 돌보기

부러져도 다시 움트는 적응능력을 갖출 때다

by Rosary

몇 년전 제주도 겨울 여행에서 구좌읍 동복리에 있는 폭낭이라고 부르는 팽나무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자라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뿌리가 잘 발달되어 강풍과 해풍에도 부러지지 않고 20m까지 아름드리로 굵게 자라지만 결코 높게 자라지는 않아서 초가지붕을 간신히 넘길 정도인데 해풍과 태풍에 부러져도 움이 터서 바닷가에서 한라산 쪽을 향해 비스듬하게 기울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제저녁 잘 먹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컨디션이 점점 떨어지더니 간밤에 잠을 한두 시간밖에 못 잤다. 목도 아프고, 열도 나는 것 같아 혈압을 측정했는데 혈압은 괜찮은 편이지만 맥박이 130~140을 기록했다. 평소 맥박보다 무려 두 배가 빨리 뛰는 걸 보고 3년 만에 드디어 코로나에 걸린 건가 걱정되었다.


오전 9시쯤 약국에 가서 증세를 얘기했더니 해열제, 감기약, 신경안정제를 처방해 주었다. 체온계도 하나 샀다. 36도, 36.4도, 36.6도 계속 오르고 있긴 한데 멸치와 감자를 넣은 시금치 된장국을 끓여서 아침을 먹고 약을 먹으니 괜찮은 것 같다. 계속 잠을 자다가 깨면 물을 계속 마시고, 배도 깎아 먹으면서 수분 보충을 했다. 평소에 약을 거의 먹지 않고, 마지막 감기 걸렸던 게 5년 전인가 6년 전인가 기억도 안 날 정도여서 감기약 약빨이 잘 받는 것 같다.


좀 전에 다시 혈압을 측정했더니 116-69-123 맥박은 여전히 빠른 편이지만 스스로 느끼기엔 빠르게 뛰는지 실감이 되지 않는다. 하루 전만 해도 야심 차게 ‘도서관 출근’을 계획했지만, 몸 상태가 한동안은 어려울 것 같다. 으슬으슬 춥지는 않은데 목과 어깨, 무릎에 근육통이 계속되었다. 오늘 하루 아프고 내일 가뿐해지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오랜만에 아프니까 위축되고 걱정이 된다. 저녁에는 뭔가 맛있는 걸 먹고 기운을 차려야 할 텐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3.4%를 차지한다. 자의든, 타의든 세 집 중 한 곳이 1인 가구라는 이야기다. 1인 가구는 건강하고 경제활동이 가능할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아프거나 가구 소득이 줄어들면 취약계층으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1인 가구로 건강하게 생활하려면 스스로 치유하고 돌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운이 떨어지고 기분이 우울해지면 걷잡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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