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뚱니
여행지에서는 사랑도 싹트지만, 자연만큼 예쁜 우정이 싹튼다. 섬이라는 곳에서 만난 인연은 좀 더 특별해진다. 그 관계란 마치 금능 해변 같은 좀 더 순수한 물이 들었달까. 도시에서는 마치 까만 도화지 위 어떤 색이 얹혀도 까맣게만 느껴지던게, 자연 속에 와 새하얀 도화지 마냥 투명해진 마음 위로 어떤 색이든 닿으면 그저 영롱하게 비치는 것. 제주 여행 중에 만나 커플이 된 주변이들을 보며 사랑스럽다 생각했다. 이제는 저자처럼 예쁜 우정도 만들 수 있으리라 덧붙이고 싶다. 년살이 시작 직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어여쁜 인연들과 난 제주살이 간간히 안부를 물으며 여행처럼 다시 만나 설렘을 이어가곤 했다. 생각만 해도 천혜향 같고, 오름같은 푸른 인연들. 커다랗고 깊은, 여신같은 제주는 그렇게 나와 결이 비슷한 인연들을 선물 처럼 맺어주었다.
일 년 살이에 권태가 들이닥친 당신에게
한해를 들여 책을 써볼 수도 있겠지? 한해 가득 브이로그들을 남겨봐도 좋고. 새시작을 위해 뭔가를 배워보기에도, 이색적인 알바를 구해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기에도 일년은 좋은 시간.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자연 속에서 이곳저곳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자신을 새로 갈고 닦기에도 제주에서의 일년은 너무 좋을 시간이다. 하지만 그것에는 권태가 한번씩 찾아올 수 있음을 알기. 그러나 그 황량한 무게를 너무 괴로워는 말기. 년살이 자체가 새로움이지만, 한해란 충분히 긴 시간이기에, 권태가 찾아올 때마다 다시 여행자가 되어 제주를 이곳저곳 누비며 다니는건 중요하다. 서쪽살이 중이라면 육지 사는 친구를 초대해 함께 동쪽 여행을 떠나보고, 비양도며, 우도, 마라도, 추자도며 도처에 널린 아름다운 섬들을 들어가 한번씩 밟아보자. 일상이 지루해질때면 영원한건 절대 없단걸 늘 기억해내는 것 역시 능력일거라. 그리하여 차오르는 감사함을 느껴보는 시간들을 늘 갖는 것. 사실, 우리가 어디에 있건, 가장 중요한건 그런 능력이 아닐까 싶다.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는 능력. 내 마음을 내가 정하는 것. 한올 한올 느끼내며 지내볼 당신만의 한 해는 어떨지, 저자는 여러분의 제주살이가 기대된다.
제주살이 그 후.
제주살이가 끝나려던 시점, 코로나가 한창이던 칠월경. 서쪽에서 한 해를 살아내고 나니 제주의 동쪽도 살살 궁금해졌다. 간간히 지인들이 섬에 놀러오면 붙잡고 동쪽을 함께 여행하곤 했지만, 보름동안의 여행과 한달살이의 차이, 혹은 석달과 여섯달살이의 차이, 그리고 한해살이는 분명 다름을 알았기에. 그렇게 동쪽살이를 계획해볼까 하던 찰나, 두바이 엑스포가 코로나를 뚫고 열린다고 팡파레를 울렸다. 그리고 그들은 필요한 인력들을 뽑기 시작했다. 저자에게 두바이란 잃었던 나의 자아를 찾게 된 전설같은 도시. 울면서 돌아온 한국을 제주가 있어 버틸 수 있었고, 제주에서 보낸 한해는 내게 다시 두바이를 가져다줬다. 저자의 두바이 살이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금빛 두바이 후속편을 기대해주시라.. 커밍순 :)
with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