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를 시작하며 저자는 당근 마켓서 사고파는 꿀잼을 알아버렸다. 동네 단위로 물품 검색이 가능해서 간간이 들여다보고 물물교환하는 느낌이 너무 귀여운 것. 제주인들에게 자고로 쇼핑이란 당근이 얹혀 있는 앱을 열고 손가락을 따라 브라우징 하는 것과 오일장에 나가 장날에만 맛볼 수 있는 핫도그며 국수, 김밥을 맛보는 것이 아니겠나 싶다. 드로잉 이젤이며 태닝 벤치, 은은한 빛의 랜턴들, 한 해를 살아도 예쁘게 지낼 거라며 어마어마한 택배비를 물어 부질없이 도시에서 공수해 온 꽃 패턴 쿠션이며 아트 액자들.. 떠나오던 길에 당근 마켓에 다 풀고도 남는 것들은 다음분을 위해 그대로 쓰시라고 남기고 왔다.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굳이 사들이지 않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더는 필요하지 않다면 당근 마켓에 이웃들을 위해 저렴하게 내놓는 것. 미니멀리즘을 유지하되, 실패했다 해서 절망해선 안 되는 이유, 우리에겐 당근 마켓이 있다.
with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