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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llus Jun 04. 2024

나 홀로 이탈리아 여행기_20

20240426 - 20240508


포로 로마노 Foro Romano, 영어 명칭은 Roman Forum이다. 말 그대로 로마 시대 포럼이 있었던 옛 도심이다. 날씨는 좋다 못해 볕이 뜨거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 당시의 기둥이었거나 벽이었거나 주춧돌이었거나 했을 돌 들 위에 사람들이 햇빛을 피하여 앉아있다.



폐허에 5월의 장미가 가득 피어있다. 붉은 꽃양귀비가 가득 피어있던 폼페이가 떠오른다. 인간은 쇠퇴해도 꽃은 다시 핀다. 



포로 로마노에 대해 딱히 기술할 것은 없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유적지 속을 걸으며 옛날 사람들의 생활을 내 멋대로 상상해 보는 것이 즐거워 오디오 가이드도 빌린 적이 없다. 포로 로마노에 왔던 세 번의 방문 중 이번이 제일 사람이 많았는데 역시나 무료입장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별로 본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나는 더 늦기 전에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오후 다섯 시 반이지만 콜로세움의 줄은 여전히 길다.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쑥쑥 빠져서 실제로는 10분도 기다리지 않은 것 같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안 산 사람들은 칼같이 다시 매표소로 보내진다. 콜로세움의 매표소는 줄이 기니까 포로 로마노 쪽에서 표를 구매하고 먼저 거기를 구경하고 오면 시간을 더 절약할 수 있다. 여기서 들어갈 때 한 번 표 검사를 하고 중간에 표 검사를 또 한 번, 그리고 가방 검사까지 한다. 하도 혼잡하다 보니 새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계단은 걸어서 올라가야만 한다. 생각보다 계단이 높다. 콜로세움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글쎄.. 나는 언제나 콜로세움보다는 포로 로마노가 더 재밌었다. 콜로세움은 밖에서 볼 때 더 아름답다. 무료입장 데이에는 지하는 개방하지 않는 것 같다. 아무튼 그 시대 사람들이 이 정도 규모의 경기장을 지어서 검투사 경기를 즐겼다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한때 재밌게 봤던 스파르타쿠스 드라마가 생각나는 탓이기도 하다. 



콜로세움의 구경은 30분도 지나지 않아 끝났다. 기프트샵도 별로 살 건 없다. 기프트샵에서 콜로세움 모형을 사느니 밖에서 널린 것이 콜로세움 모형이니 그쪽에서 사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가격에 따라 퀄리티 차이가 조금은 있을 수 있다. 


이날 저녁 식사 사진이 따로 없는 것을 보니 한국에서 사 온 죽과 슈퍼에서 사 온 요구르트로 적당히 호텔에서 때운 날인 것 같다. 프로장염러는 가끔씩 이렇게 위장을 쉬게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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