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마치고서 자리에 몸을 뉘이며 뱉은 당신의 한숨, 내가 알아줄게요. 오늘도 참 고생 많았어요.
산다는 게 때로는 참 미울 때가 있죠. 아침에 날이 밝아 눈을 떴을 뿐인데 어찌 저 밝은 빛이 내 마음만은 밝히지 못할까요.
아직 정신이 들지도 않았는데 몸을 일으켜 오늘의 예쁜 나를 단장하지만 하루를 마칠 때면 좀처럼 ’나는 참 못났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가 힘드네요. 어여쁜 모습으로 나갔지만 나 스스로도 나를 한 번 예쁘게 보기 힘든, 이 하루가 때로는 버거워요.
가끔은 ‘잘했다’ 한 마디 듣고 싶은데, 나도 보잘것없음을 알지만 ‘고생했다‘ 격려 한 번 듣고 싶은데. 내가 사는 세상은 이미 이 두 문장은 터부시되는 듯 잘한 사람은 좀처럼 없는 무채색의 세상이 온 거 같네요. 언제부터 나의 세상은 이리도 칭찬에 각박해진 걸까요. 열심은 있으나 사랑을 상실한 낚시질마냥 누군가 내 아가미를 찌를 바늘로 기다리는 듯한 겁이 들어 밤이 들면 좀처럼 수면 아래로 나를 보낼 수가 없는, 눈 감기 두려운 나날이어요.
가끔, 사실 어제도 눈물이 났답니다. 이리도 열심히 사는데 이 열심으로 인해 오히려 외로워지고 고독한 감정이 턱 끝을 넘어 왈칵 쏟아지는 탓에 잠깐 울었어요. 우는 것도 ’뭘 잘했다고’ 할 수 있어야 가능하잖아요. 난 그럴 자격이 없어 불조차 켜지 않고서 조용히 흐느꼈어요. 나는 사실 요즘 참 많이 힘들어요.
문득 돌아보니 당신이 보이더라고요. 울지 않는 당신인데, 매일 웃는 당신인데, 분명 당신인데. 정신 차려보니 당신도 ‘잘한 게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그 고운 얼굴로 단장하고선 거울 대신, 누군가 당신이라며 거짓 알려준 못난 그림을 들고선 이게 당신이라며 슬퍼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 또 나를 보았답니다. 그건 당신이 아닌데, 당신은 이리도 참 고운데. 그 못된 마음들이 참으로 분해 새로이 당신을 그려주고 싶어 두 입술에 힘을 더하여 이 맘을 보내어요.
모두 저마다의 무게를 지고 있다지만, 우선 우리는 모두 짐을 지고 있음을 알아 용기 내어 이제 말해주고 싶어요.
오늘 밤은 우리의 귀에 들리우는 것이 자신의 서글픈 숨소리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말해주는 ‘참 고생 많았다’는 위로와 인정이길 바라요.
그저 빈말이 아니라,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요. 당신만큼 알지도 못하는 내가 보아도 알만큼 당신 오늘 참 고생 많았어요. 잘했어요. 오늘은 울지 않아도 돼요. 잠시 쉬었다 가세요. 채찍을 내려두고서 다가와요. 그 마음 안아줄게요. 너무나 어여쁜 당신이라 그 고운 마음을 더 이상 해하지 말아요.
잘했어요. 어떻게 모든 것을 하나요. 하나씩 하는 거죠. 한 번씩 다시 하는 거죠. 잠시 쉬어요.
미움과 증오는 잠시 두고서 우리 오늘은 안아보아요. 그동안 미안해요. 그동안 참 미안해요.
사랑하지 못하는 저들을 두고서 오늘은 고운 마음 서로 안아보아요. 사랑이 없는 저들에게 갈구하지 말고서, 오히려 서로 귀 기울이고서 안아주며 ‘고생했다’ 진심을 나누어요.
사랑하는 당신, 사랑할 당신 과거와 미래 그 언젠가 내 삶에 들리실 당신들이여.
오늘 참 많이 수고했어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