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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검증 방식: 의지는 변하지만, 관성은 강하다

과거의 발자국이 말해주는 미래

by 신홍규 May 23. 2025
"이 분야에서 성취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5년 후 커리어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길 바라시나요?”


채용 면접에서 자주 했던 질문입니다.


한때 저는 이런 미래 지향적인 질문들이 인재를 가려내는 데 탁월하다고 믿었습니다.

사람의 잠재력, 열망, 계획을 들여다보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자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과거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건 너무 편협한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었죠.


훌륭한 리더라면 잠재력과 가능성을 더 많이 봐야 하고, 사람의 말을 먼저 믿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나눴습니다.

그들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열망과 의지를 품고 있는지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미래 약속이 실현되기 어려운 두 가지 이유


"1년 안에 A,B를 개선하며 팀 생산성 30% 향상이 제 목표입니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 비전을 실현하겠습니다."


면접에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미래를 그리던 지원자들이
입사 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 저는 당혹스러웠습니다.


미래에 대해 잘 설계하고 잘 말하는 사람이 성과도 잘 낸다고 생각했는데,

이 둘은 아예 별개였던 거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저는 두 가지 중요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사람의 계획과 진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면접 당시에는 분명히 진심이었던 의지와 열정이

입사 후 환경, 상황, 내적 동기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며 변화할 뿐이죠.


둘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직면할 어려움의 수준은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인내력과 문제 해결 의지는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면접장에서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겠다"고 말하기 쉽지만,

실제로 복잡한 문제와 좌절에 직면했을 때 그 의지를 유지하기란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미래에 대한 계획과 약속이 이렇게 불확실한 예측 지표라면,

어떻게 해야 더 정확하게 사람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까요?




과거의 발자국이 말해주는 미래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사람이 과거에 걸어온 발자취를 확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면접에서 과거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학력, 커리어, 성과 그 자체보다는 “태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아웃풋을 만들어갔던 과정을 상세히 물어보며, 어떤 사고와 행동을 했는지를 유의 깊게 봤습니다.


"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도중에 마주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대처했나요?"
"왜 그런 선택을 내렸는지 이유가 있었을까요?"


이런 질문들을 통해 저는 사람들의 본능적인 사고 방식이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안 되는 이유보다, 되는 방법을 찾는 사람


첫 번째 유형은 "안되는 이유와 리스크를 찾아내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실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능숙합니다.

예전에는 저도 이런 분석적 사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개선도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왜 안됐는지, 왜 안될 것 같은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문제 상황에 너무 집착하다 보니 가능성을 보는 시야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모든 위험 요소와 장애물을 찾아내는 데 능숙한 나머지,

결국 "이 방법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고방식은 새로운 시도 자체를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국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위험 요소보다는 기회 요소에 눈을 돌리는 것이죠.


같은 상황에서도 첫 번째 유형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릴 때,

이들은 '이렇게 하면 된다'며 실제로 해내곤 합니다.




의지는 변하지만, 관성은 강하다


통계학에는 ‘정규분포의 95% 신뢰구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인간 행동의 약 95%는 과거 패턴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놀라운 가능성을 펼쳐내는 5% 이하의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통계적 관점에서 '희귀한 사례'에 가깝습니다.


채용에서도 5% 확률의 ‘증명되지 않은 가능성’보다

95% 확률의 ‘검증된 증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의 스킬적인 부분은 변할 수 있어도, 본능적인 사고 방식과 일을 대하는 태도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놓치는 게 두려워,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들이는 것.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 제가 어렵게 얻은 채용의 철학입니다.


여러분은 채용 과정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보시나요? 과거의 발자취일까요, 아니면 미래의 청사진일까요?




*골든웨일즈는 빠른 사업 성장세에 맞춰 적극적인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고) 골든웨일즈 채용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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