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날(日)은 저무는데(暮) 갈 길(途)은 멀다(遠). 초나라 명문가 출신인 오자서는 문무를 겸비한 인재였습니다. 하지만 간신의 모함으로 아버지와 형은 목숨을 잃고 오자서는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오나라로 도망친 오자서는 우여곡절 끝에 재상이 되었고, 초평왕에게 복수하기 위해 칼을 갈기 시작합니다.
16년 뒤, 마침내 오나라는 군사를 일으켜 초나라를 칩니다. 오자서는 자신을 죽이려 한 초평왕을 찾았으나, 초평왕은 이미 죽은 뒤였습니다. 분을 참지 못한 오자서는 무덤을 파고 이미 죽은 초평왕의 주검에 채찍질을 했습니다. 초나라의 신하인 신포서가 오자서의 지나친 처사를 크게 비난하자, 오자서는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은 멀어 어쩔 수 없었다고 얼버무렸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전성기를 지나 쇠락하고 있던 초나라는 진(秦) 나라와 혼인 동맹을 추진합니다. 초나라 태자 건과 진나라(秦) 공주 맹영을 결혼시키기로 한 것이죠. 하지만 맹영을 보고 한눈에 반한 초평왕이 며느리가 될 사람을 자신의 첩으로 들이며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초평왕과 맹영 사이에 아들 진(軫)이 태어나자 초평왕은 태자 건을 죽이고 어린 진을 태자로 세우려 합니다. 다행히 태자는 도망쳐 목숨을 건졌습니다만, 태자의 스승이던 오자서의 아버지는 화를 입고 말았습니다. 아버지 오사와 형 오상은 함께 목숨을 잃었고, 오자서는 목에 현상금이 걸려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오자서는 분노와 불안으로 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되면서도 오나라로 도망치는 데 성공했고, 합려의 신임을 얻어 오나라의 재상이 됩니다.
기원전 508년. 힘을 기른 오나라는 초나라를 쳐 수도 영을 함락시킵니다. 오늘만을 기다려 온 오자서는 눈에 불을 켜고 초평왕부터 찾았지만, 초평왕은 이미 죽은 뒤였습니다. 분을 참지 못한 오자서는 기어이 무덤을 파내고 초평왕의 주검을 채찍질해 산산이 찢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원한이 깊다고 해도, 이런 잔혹한 복수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짓이었습니다. 초나라의 신하이자 오자서의 오랜 친구였던 신포서는 오자서의 도를 넘은 복수를 강하게 질책했고, 오자서는 날은 저물고 가야 할 길은 멀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습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