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나이가 많으면(壽則) 곤욕(辱)을 치를 일도 많다(多). 그런데 뭔가 살짝 갸우뚱합니다. 오래 살지 말라는 말인가? 수즉다욕은 섣불리 걱정부터 하지 말고, 한번 더 생각해 곤경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는 의미입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가 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보다, 항상 경계하고 조심하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어느 날, 요 임금과 문지기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지기는 장수를 기원하며 반갑게 인사했는데, 요 임금은 ‘오래 살면 욕 볼일이 많다’며 받지 않았습니다. 문지기는 ‘나이가 든다면 행동거지를 더욱 조심하고, 사려 깊게 판단하면 될 것을 어찌 욕 볼일이 많다고만 하느냐’고 되묻자, 깨달음을 얻은 요임금은 문지기에게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하루는 성인으로 알려진 요 임금이 국경을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임금을 알아본 문지기가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문지기는 요 임금의 장수를 빌었습니다만 요 임금은 인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문지기가 다시 부귀를 빌었으나 이번에도 요 임금은 받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많은 자손을 기원했으나 요 임금은 이마저도 사양했습니다. 기이하게 여긴 문지기가 이유를 묻자, 나이가 많을수록 욕 볼일이 많고, 부귀하면 번거로운 일이 많으며, 자손이 많으면 걱정이 많기에 세 가지 인사를 모두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답을 들은 문지기는 크게 실망하며 ‘나이가 많다면 그 연륜을 살려 사려 깊게 행동하고, 풍족한 재물로는 주변의 어려움을 도우며, 자손들은 그 재능을 잘 살펴 분수에 맞는 일을 시키면 재앙도 미치지 않고, 근심 또한 없을 것’이라 일침을 놓았습니다. 그제야 깨달음을 얻은 요임금은 문지기를 불러 가르침을 청했으나, 문지기는 요 임금이 성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저 군자에 불과했다며 그대로 뒤돌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응?)
덧 붙이는 이야기.
장자의 천지편에 실려 있는 이야기로 대략 ‘너무 막 애쓰고 그러지 말자'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시겠거니 생각해 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