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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붕어만세 Oct 10. 2024

누란지위 | 累卵之危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계란(卵)을 쌓아(累) 놓은 것처럼 위태로운(危) 상태를 말합니다. 계란 하나를 바로 세우는 것도 신기에 가까운데, 그걸 쌓아 놓았으니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죠. 백 척이나 되는 장대위에 올라가 있다는 백척간두(百尺竿頭)나 눈썹이 곧 탈 것 같다는 초미지급(焦眉之急)과 같은 의미로 사용합니다.


진나라의 소양왕은 천하 통일의 기틀을 다진 명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실은 상당히 오랫동안 외삼촌인 위염의 권위에 눌려 있었습니다. 이에 범수는 '외척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지금의 진나라는 마치 계란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롭다'는 상소를 올렸고, 소양왕은 범수를 재상으로 등용해 마침내 외삼촌 위염을 끌어내리는 데 성공합니다.


혹시 남는 재상 자리 있냐고 물어보는데요?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소양왕의 어머니는 비빈의 여덟 계급 중 다섯 번째 지위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소양왕의 계승 서열은 한참 뒤에 있었고, 심지어 왕위 쟁탈전 당시에는 연나라에 볼모로 가 있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상국이었던 외삼촌 위염이 밀어 준 덕에, 소양왕은 무사히 진나라의 왕위에 올랐습니다. 위염은 곧 진나라의 실세로 떠올랐고, 왕 위에 앉아 왕보다 더한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위염은 유능했지만 재물을 몹시 탐내고, 사치를 부리는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위염이 긁어모은 재산이 왕실의 재산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았다고 하니, 그저 스케일이 좀 큰 간신으로 봐야죠. 위염이 돈과 권력을 모두 틀어쥐고 있는 한, 소양왕의 왕좌는 꼭 계란으로 쌓은 것처럼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때 위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왕계에게 재미있는 상소가 하나 올라옵니다. 범수라는 자가 말하길, 현재 소양왕의 지위는 위태롭기 그지없으나, 글을 통해서는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직접 범수를 만나본 소양왕은 범수를 재상으로 발탁했고, 범수를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위염을 쫓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열아홉에 왕위에 오른 이후, 무려 42년 만에 외척들을 싹 정리한 소양왕은 마침내 진나라의 왕권을 확립하고, 전국 통일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그 맘. 제가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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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





덧 붙이는 이야기

소양왕은 완벽귀조에서 화씨지벽 빼앗으려다 망신을 사기도 했습니다.


상국(相國)은 승상보다 높은, 왕 바로 아래 직책입니다.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진 자리라서, 왕이 좀 쫄릴 때에는 아예 공석으로 비워 놓기도 합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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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형 문자니까, 분명히 뭘 보고 만든 것 아니겠소?



아니다. 이 앙마야.



개구리가 풀떼기 양쪽에 알을 낳아 놓은 모양이니라.



크흠..내가 하려던 얘기도 그거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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