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병(病)이 몸속 깊은 골수(骨髓)에까지 들다(入). 병이 가벼울 때는 간단한 치료만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큰 병으로 자란 뒤에는 어떤 명약으로도 다스릴 수 없습니다. 비단 병뿐 아니라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죠. 병입골수란 이처럼 시기를 놓쳐 일을 큰 일을 그르치는 경우나, 손 쓸 수 없는 중한 병을 말할 때 사용합니다.
명의로 이름난 편작은 제나라에 들려 제환공을 알현했습니다. 제환공의 병세를 읽어낸 편작은 즉시 치료받을 것을 권했으나, 제환공은 편작이 재물을 바라고 병을 꾸며 낸다고 의심했습니다. 편작은 제환공을 만날 때마다 치료를 권했으나 제환공은 끝내 믿지 않았고, 시기를 놓쳤다고 판단한 편작은 서둘러 제나라를 떠났습니다. 얼마 뒤, 몸에 이상을 느낀 제환공은 편작을 급히 찾았으나, 이미 병이 크게 자란 뒤였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전국시대. 명의로 이름난 편작은 천하를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편작이 제나라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제환공은 편작을 궁으로 불러 손님으로 모셨습니다. 제환공의 숨은 병을 찾아낸 편작은 서둘러 치료할 것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증상이 없던 제환공은 편작이 재물을 탐내 병을 지어낸다고 생각해 편작을 물렸습니다.
얼마뒤, 제환공을 다시 만난 편작은 병이 혈맥까지 파고들었다고 아뢰며 치료받을 것을 다시 권했으나 제환공은 이번에도 편작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다음 방문했을 때, 제환공의 병은 이미 위와 장에 이르러 있었습니다. 편작은 간곡히 치료받을 것을 권했으나, 제환공은 끝내 치료를 거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환공을 찾았을 때, 편작은 가만히 제환공의 낯빛을 살펴보더니 조용히 인사하고 그대로 물러났습니다.
그제야 불안감을 느낀 제환공이 이유를 묻자, 편작은 병이 골수에 이르러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고 대답하고 서둘러 제나라를 떠났습니다. 얼마 뒤, 병석에 누운 제환공은 명의를 옆에 두고도 치료받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했으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덧 붙이는 이야기 1)
편작이라는 인물 자체가 자상하고, 능력 있고, 인물도 좋은데, 가정적이며 동시에 활동적인 남편처럼 여러 사람들의 일화가 하나로 합쳐진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있습니다. 각각의 일화들이 한 사람의 업적이라고 보기에는 시기가 잘 안 맞거든요. 물론 편작이 몇 백 년 정도 살았다면 이런 불경한 의혹은 깔끔하게 해결됩니다만..
덧 붙이는 이야기 2)
이 이야기의 제환공은 제나라 후기의 인물로, 춘추오패로 알려진 제환공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덧 붙이는 이야기 3)
髓 (뼛골) 의 소전체는 저렇게 쓰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소전체를 못 찾아서, 여러 글자들을 조합해서 만들어 봤습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