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망명

by 불은돼지

첫차가 가기 전에

나는 이 곳을 떠나렵니다.


도착역 기약 없던 무너진 몸을 두고

마음만 잠시 내린 간이역


약속이나 한듯 비어 있는 긴 의자에

그리움들을 앉혀 둡니다


우산 밖으로 나가 있던 어깨와

첫 눈이 오던 운동장과

못내 눌렀던 공중전화와

결국 오지 않던 골목길 까지


첫차가 떠나기 전에

모두들 등 두드려 세워

새벽 쉰 빛으로 검표를 하고

이 곳에서 떠나 보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