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우리의 사고를 바꾼 과학자 (을유문화사)
책을 내 삶에 반영해본다면?
이성적인 과학자라 하면, 문학에는 문외한일 거 같다, 이런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는데요.
리처드 도킨스는 반전이 있는 분이더라고요.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여주인공 오필리어 역할을 했던 여배우 랄라 워드, 닥터 후의 2대 로마나로 더 잘 알려진 그 여배우가 도킨스의 부인이랍니다.
또한, 국내에도 마니아 층이 있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 더글라스 애덤스와는 절친이었다고 합니다. 더글라스 애덤스는 아쉽게도 작고 하셨죠.
도킨슨에게 문학적 공감대가 없다면, 도저히 이런 분들과 어울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는 과학은 위대한 시적 영감의 원천이란 점을 알리기 위해 ‘무지개를 풀며’라는 저작을 하기도 했는데요.
진화는 이기적 유전자들의 복제로 이뤄지는 아무 목적 없이 무심한 과정이란 그의 주장에 과학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펜을 들었다고 합니다.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그 따뜻함을 앗아간다며 과학에 누명을 씌우는 것은 나와 대부분 과학자들의 공감대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으로 나는 나에게 쏟아지는 이 빗나간 비난 때문에 절망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는 과학이 가져다주는 경이로움에 호소함으로써 더 긍정적인 해명을 하려고 한다. 불평하고 부인하는 자들이 사실상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정말 슬프기 때문이다.
(‘무지개를 풀며’ 바다출판사 8p 서문 )
우리가 과학을 공부하고 이해하다 보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목적 없이 태어나, 의미 없는 삶을 살아가는 생물일 뿐인가?
아휴 덧없어라... 하며 낙담할 때가 있는 거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실의에 빠지기도 한다죠.
근데, 저는 이 지점에서 과학과 문학이 만난다는 생각이 일었습니다.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인 진화 실존주의자 '데이비드 바라시'도 이 점을 강조했답니다.
카뮈의 가장 유명한 수필인 ‘시시포스 신화’에서 시시포스는 모든 인류를 대변한다. 그는 우리의 바위를 쉬지 않고 가파른 산 위로 밀어 올리지만, 바위는 다시 굴러 떨어진다. (~)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유전자의 운명이기도 하다.
카뮈는 ‘시시포스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 한다’는 놀라운 선언으로 글을 끝맺는다. (~)
존재의 가장 위대한 성과들은 생물학적으로 목적 없는 세계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인간에게서 나온다.
('리처드 도킨스 우리 사고를 바꾼 과학자', 을유문화사 354p)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의미의 추구하기, 그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란 역설입니다.
시인 키츠는 뉴턴이 무지개를 풀어헤쳐 분광학을 만들면서 낭만성을 헤쳤다고 했다지만,
무지개는 분광학으로 사라지지 않죠.
무지개의 의미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6ygqJ5ZA5ss
리처드 도킨스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 더글라스 애덤스가 함께 만든
어린이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