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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Jun 01. 2020

호텔에서 30시간 지내보기

글래드라이브 강남 투숙기


혹시 이 영화 기억하시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 반가울것 같다.

뉴욕에 오자마자 자신의 국가 '크로코지아'에서 전쟁이 터져 일시적으로 '유령국가'가 된다.

그래서 뉴욕에 들어갈 수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굉장히 난처한 상황. 그가 머물 곳은 오직 JFK 공항 뿐. 그렇게 9개월 동안 공항에서 '장기투숙(?!)' 하게 된다.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골때리는 소재의 영화, 여기까지 내용만 듣고 어떤 영화인지 알아차리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그렇다. 이 영화의 제목은 그 유명한 '터미널' 이다.


비록 영화 주인공처럼 9개월은 아니지만, 한 공간에서 원래 있어야 할 시간보다 훨씬 오래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다.


보통 공항이라고 하면 길어야 2-3시간 많게는 하루 정도 머물렀다 떠나는 곳이다. 그렇다면 호텔은 어떨까. 체크인 3시부터 체크아웃 11시 혹은 12시. 20시간에서 21시간 정도 머물렀다 떠난다.


그런데 만약 체크인이 10시이고

체크아웃이 오후 4시면 어떨까?


즉 30시간이다.


그리고 맥북 모니터엔 글래드라이브 강남의 '30시간 휴-식' 패키지가 띄워져 있다. 두근거린다.

영화 터미널의 주인공 '톰 행크스'가 된 것 같다.

(외모 말고, 상황이)


모레시계는 뒤집어졌다.




# pm 12:00 | 체크아웃 -28H


체크인이 10시부터지만 아쉽게도 난 저 패키지의 존재를 12시 즈음에 알아버렸다. 그래서 이미 2시간은 날려먹었다. 초조하다. 호텔측에 전화해 부랴부랴 예약을 잡고 짐을 싸기 시작한다. 짐이라고 해봤자 별거 없다. 맥북, 충전기, 다이어리, 향수, 끝. 아 그리고 푹 눌러쓸 모자까지. 준비는 끝났다. 신속하게 출발해보자.




# pm 01:30 | 체크아웃 -26H 30min


이 날은 차를 끌지 않았다. 언주역 4번 출구로 나와 3분 정도 걸으니 눈 앞엔 글래드라이브 강남이 서있었다. 일단 그 자리에 서서 예쁘게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 아이폰 카메라를 열어 카메라를 LIVE모드로 바꿔놓고 사진을 툭툭 찍으면서 글래드라이브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정문


로비가 4층에 있다. 올라가자.

로비를 처음 마주할 때면 거대한 샹들리에에 시선을 빼앗긴다. 파티장에 온 듯 하다.


거대한 샹들리에에 비해 로비는 꽤나 앙증맞은 규모로 되어있다.

헙! 소리를 내며 입을 자동으로 틀어막게 되는 로비의 느낌은 아니다. 젊다. 그렇다고 너무 힙한 느낌은 아니다. 트렌디함 반 스푼, 힙함 반스푼 그리고 세련됨 한 스푼 넣었다. 딱 내 나이 또래 (20대후반-30대초)가 좋아할 만한 그런 감성이다. 이 로비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게 되며 '음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지'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로비


샤워물품을 제외한 칫솔/치약과 면도기들은 체크인 시 별도 구매를 하던, 자판기에서 뽑을 수 있다.

점점 호텔에서 1회용품이 사라져가고 있다. 2022년부턴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투숙객들의 입장에선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환경오염을 막는데 내 작은 행동이 일조한다 생각하니 뿌듯하다. 엇 근데 생각해보니 나는 이 사실을 모르고 그냥 정말 맨 몸으로 왔다. 머쓱해하며 칫솔/치약을 1,000원 주고 구매를 한다.


이제 객실로 호다닥 들어가보자. 엘베를 탄다.

근데 이제서야 좀 특이한게 눈에 띄었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의 큐레이션


글래드 라이브 호텔은 스스로를 

Curated Lifestyle Hotel 이라 칭한다.


쉽게 말하면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타겟들에게 적합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 할 수 있게 레스토랑, 바, 각종 부대시설을 직접 엄선했다는 얘기라 보면 된다.


글래드 라이브 호텔은 2030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세터들의 놀이터가 되길 희망한다. 다소 추상적일 수 있지만, 이 호텔은 어쩌면 강남역 일대에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


특히 월화수목까지 참고 버티고 있다가 금요일, 토요일에 팡!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에게 딱 어울리는 곳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저녁때 모습


그것은 이들이 어떻게 큐레이션 해놨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오픈한 지하의 클럽 레이스부터 3층엔 차이니즈 다이닝&바 그리고 20층엔 최고급 뷰티클리닉 센터까지. 일반 호텔에선 찾아보기 힘든 구조이다.


이렇게 타겟의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그들의 니즈를 간파하고 큐레이션 하려 하는 이 곳. 대체 뭘까? 글래드 라이브 호텔은 대림미술관, 디뮤지엄을 세운 대림기업의 호텔이다. '크 역시.' 이 정도 포트폴리오면 더 자세한 설명은 굳이 할 필요 없어 보인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던 찰나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드디어 난, 객실 문 앞에 도착했다.




# pm 01:40 | 체크아웃 -26H 20min


9층. 슈페리어 더블룸 도착. 객실 키를 꽂자 간접등이 은은하게 퍼진다.


아늑하고 따뜻하다. 그리고 객실 구조가 재밌게 되어있다. 침대는 마루 위에 올라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 마루 아래엔 간접등이 달려 있다. 이는 분위기를 한껏 아늑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도 있지만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어쩌면 저기 턱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센스쟁이.


마루 위로 올라간 침대크기도 만족스럽다. 오히려 일반적인 더블베드 치고 살짝 더 넓은 기분이다.

침대가 아무래도 위로 올라와 있다보니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슈페리어 더블 침대 크기


이제 짐 좀 잠시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살펴봐야겠다. 여기도 구석구석 봐야할게 많아 보인다.

항상 이 순간이 가장 설렌다.


이 맛에 호텔가지.




# pm 02:00 | 체크아웃 -26H


우선 공간 크기는 꽤나 만족스럽다.

그리고 화장실과 침대 사이에 벽을 둬서 공간분리를 적절하게 잘 해놨다고 생각한다.


더 재밌는 것은 흰색 벽돌로 공간을 구분해서 인지, 파티 현장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아무래도 사방팔방 간접등의 영향도 있는 듯 하다. 괜히 마음이 들뜬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슈페리어 더블룸
글래드 라이브 강남 슈페리어 더블룸


그리고 입구바로 근처에 있는 화장실이 눈에 띈다.

화장실 입구는 개방형으로 되어 있어 더 시원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샤워부스와 화장실은 나뉘어져있다.


이제 손을 씻어볼까 하는 찰나, 이들도 환경운동에 최대한 동참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돋보였다.

1회용 어메니티를 최소화하고 다 쓴 수건 및 사용한 침구류는 요청시 교체할 수 있으며, 수건의 경우 가급적이면 재사용을 권장하는 글래드라이브 강남.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난 기꺼이 동참하겠다.

 

환경보호를 위한 아주 작은 실천



침대 옆엔 요기보 의자 2개가 놓여있다.

찐만두처럼 귀엽게 생긴 이 의자에 앉으면 놀랄 것이다. 한 번 앉으면 일어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이 공간에서 편안하게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노트북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함께 온 연인/친구와 신나게 놀고 들어와 여기에 앉아 들뜬 마음을 달래며 맥주 한 캔씩 마셔도 괜찮아 보인다.


침대와 같이 이 공간 또한 마루 위로 올라와있다.

 

아주 맘에든다. 오늘 이 '찐만두 의자'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기로 굳게 맘을 먹는다.

(지금도 이 의자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마성의 찐만두(?!) 의자


사실 오늘 부랴부랴 집 밖으로 나온 탓에 커피 한 잔 마시지 못했다.

체크아웃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일단 카페로 내려가기로 한다.




# pm 03:30 | 체크아웃 -24H 30min


1층 카페 도착.

엇 뭔가 달라졌다. 19년 1월쯤에 왔을 때랑 카페 분위기가 달라졌다.

알고보니 브랜드가 바뀐듯 하다.

(좌) 19년 2월의 모습 / (우) 현재(20년 5월)의 모습


낮에는 카페, 밤엔 와인바(bar)로 운영이 된다. 그리고 조식 또한 이 곳에서 진행된다. 이렇게 호텔 1층에 로비 대신 카페가 있으면 좋은 점이 있다. 겉에서 얼핏 봤을 땐 이게 호텔 카페인지, 일반 카페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물론 작정하고 쳐다보면 구분이 된다만).


자연스럽게 호텔 건물 안으로 들어온 손님들은 호텔 브랜드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 안에서 경험이 좋으면 '이 호텔 나중에 한 번 와봐야겠다' 로 이어진다. 무의식 속에 호텔 브랜드를 심어놓게 되는 것이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1층 카페 리피


글래드라이브 강남 1층에 있는 '리피'의 경우는

더 똑똑했다.


호텔인지 모르고 손님이 들어오면, 여기가 사실은 호텔이었음을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카페 천장을 막아놓지 않고 열어놔 이 곳이 사실은 호텔임을 은연중에 노출하고 있다. 내일 체크아웃 하기 전에 답답하면 이 카페로 내려와서 글을 써야겠다.


이제 주문을 해볼까.


글래드 라이브 강남 1층 카페 : 리피


원래는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만 딱 들고 올라가려 했는데 눈 앞에 빵들이 보인다. 위험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꾸 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스콘 하나랑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다시 객실로 올라온다.




# pm 04:00 | 체크아웃 -24H


벌써 4시다. 요즘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참.. 이러다 정신차리면 나의 마지막 20대가 끝나있을 것 같다.


살짝 우울해 질 것 같다. 음악을 들어야겠다.

아까 스피커를 본 것 같은데 어딨더라. 침대 바로 오른편에 동그랗게 생긴 스피커가 있다. 나도 이때 처음 알게 된 스피커 브랜드이다. '하만카돈'. 삼성이 인수한 65년 전통 스피커 브랜드라고 한다.


기대를 안고 스피커를 아이폰에 연동한다.

음악을 틀어본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하만카돈 스피커


크~!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사온 커피와 스콘을 마시며 글을 쓰려고 맥북을 펼치려고 하는데,

사소하지만 어쩌면 이례적이고 독특한 것이

내 눈에 들어온다.


테이블의 위치를 잘 보세요!


TV 아래에 있는 길다란 테이블. 그리고 그 테이블 다리 아래에 바퀴가 달려있다. 오잉? 하며 다가간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사용 설명서를 마주하게 된다. 이내 입가에 미소를 띄게 된다.


왜냐면 이 테이블은 움직일 수 있는 테이블이기 때문이다. 이 테이블의 이름은 '라이브 테이블'. 어쩌면 글래드 라이브 호텔의 이름과 걸맞고, 생동감있게 움직이기 때문에 '라이브 테이블' 이란 이름이 확 와닿았다. (이런 센스쟁이)


이 라이브 테이블, 상당히 편하다. 이렇게 테이블을 움직일 수 있게 해놓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더욱 인상깊게 남는다.


침대 끝자락으로 테이블을 끌고와 침대에 앉아 편안하게 이 테이블 위에서 배달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맥주를 올려놓고 티비를 볼 수도 있고, 공부할 것과 노트북으로 작업할 것들을 잔뜩 올려놓을 수 있다.


허리 아프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기가막히다.


침대가 마루 위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테이블 높이와 아주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180cm인 내가 여기 앉아서 하루 종일 글을 썼는데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의 센스, 라이브테이블


그리고 생각해보니 맥북에 충전기도 꽂지 않고 글 쓰고 있었다.

3년 된 맥북은 배터리가 내 통장 잔고처럼 쑥쑥 줄어들기 일쑤이다. 테이블을 침대 앞까지 끌어댕겼으니, 충전기를 꽂을 곳이 있을까.


곧 입꼬리가 올라간다. 콘센트 위치가 찐만두 의자에 앉았을 때와 이 테이블을 활용 했을 때를 고려한 위치에 놓여있었다.

크 이런 사용성을 고려한 디테일.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이 사소한 것들이 객실 내의 '편의'를 좌지우지 한다.


적절한 위치에 배치된 콘센트


음악과 커피 그리고 편안한 자세, 글 쓰기 완벽한 조건이 갖춰졌다.


이제 집중해보자.




# pm 10:13 | 체크아웃 -18H 47min


지잉..지잉.. 하는 소리와 함께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잠시 다른 세상에 있다가 현실로 훅 돌아온다. 지인한테 전화가 왔다. 그제서야 지금 시간이 10시가 넘었음을 깨닫는다.


혼자 호텔오면 치명적으로 좋은 점. 바로 높아지는 집중력. 방해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그리고 불필요한 생활소음도 안들리기 때문에 집중이 잘된다.


몰입에서 잠시 빠져나오자, 급격하게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때마침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전화 온 지인에게 호텔로 오라고 한다. 같이 늦은 저녁을 먹게.




# pm 11:20 | 체크아웃 -17H 40min


글래드 라이브 호텔은 언주로에 세워진 만큼 주차공간이 여유롭지 않다.

기계식 주차장에 지인의 차량을 잠시 넣어놓고 같이 객실로 올라온다. 아쉽게도 글래드 라이브 호텔은 룸서비스가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시간대 1층에 내려가보면

배민라이더 분들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호텔 바로 옆에 편의점까지 있다. 맥주 한 잔 마시라는 뜻인 듯 하다.


오늘따라 살짝 매콤한게 땡긴다. 쭈꾸미에 석쇠불고기를 시킨다. 아 그리고 맥주 한 캔도 같이.

그렇게 늦은 저녁을 먹으며 뭐하고 지냈는지 근황 이야기를 주고 받기 시작한다.




# am 2:00 | 체크아웃 -15H


다시 각자 할 일에 집중을 하자며 지인은 집으로 향하고, 객실엔 다시 혼자 남았다.

차도 위에 지나가는 차들도 많지 않은 이 시간. 잔잔한 lo-fi 음악을 틀어놓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이제 다시 글을 써내려가보자.



# am 4:00 | 체크아웃 -13H


맥북 모니터에 'ㅁㅁㅁㅁㅁㅁ'이 가득하다. 자판 위에 'ㅁ'을 누른채 졸고 있었나보다. 정신이 혼미해 지는 듯 하다. 그래 이제 그만 쓰고 일단 자자.




# am 9:50 | 체크아웃 -7H 10min


호텔에서 잘 때 암막커튼까지 다 치고 사람들이 있는가 반면, 나는 암막커튼을 절대 치지 않는다.

햇빛이 안들어오면 절대 일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두컴컴한 객실 안은 숙면을 취하기 너무 좋기 때문이다. 핸드폰 알람도 듣지 못한다. 내 최고의 알람은 자연광이다.


그래서 은은하게 햇빛이 들어올 수 있게

속커튼만 친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의 아침 햇살


역시 이렇게 해놓으면 알아서 눈이 떠진다. 일어나자마자 인스타그램 알림과 브런치 알림부터 확인한다. 그리고 다시 음악을 틀어놓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기 위해 물을 올린다.


레이트체크아웃의 치명적인 매력이다. 보통 11시, 12시 체크아웃이기 때문에 이 시간부터 천천히 준비를 해야한다. 하지만 아직도 7시간이나 남았다. 


이 여유를 좀 더 만끽해보자.



# pm 01:00 | 체크아웃 -3H


역시나 예상대로다.

객실에 너무 오래 있다보니 살짝 갑갑하다. 어제 갔던 그 카페로 다시 내려간다. 심지어 체크아웃까지 아직 3시간이나 남았다. 엇, 사람이 많다. 아무래도 점심시간이다 보니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한 잔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 곳에서 파스타 먹으며 식사를 즐기는 분들도 계셨다.


그와 동시에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어떤 공간이던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부담없이 올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만일 이 곳이 부담스럽게 '호.텔' 이랬으면 어땠을까.


배도 고팠던 찰나, 카페에 내려가 치킨 샌드위치와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날씨도 좋다. 마저 마무리 짓지 못했던 글을 게속 써내려가자.





# pm 03:40 | 체크아웃 -20min

 

20분 남짓 남았다. 어지럽혀놨던 객실을 정리해놓는다. 하우스키퍼분 덕분에 쾌적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종이와 펜을 꺼내 감사의 메세지를 남긴다.


자, 이제 체크아웃하러 가자.



# 호텔에서의 30시간


막연하게만 들렸던 30시간.

저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라며 '시간을 디자인'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특별한 날'이나 '기념일' 혹은 '여행 갈 때'는 그렇게 열심히 우리의 시간을 '디자인'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어떤지 되돌아보자.


반복되는 생활, 똑같은 일상이라며 굳이 '시간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평범했던 시간들이 흘러 평범한 하루가 완성이 되고, 그런 하루가 하루,이틀 모여서 한달이 완성된다. 그리고 그 한 달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만든다.


어쩌면 '특별한 날'은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즐겼을 때, 그 시간들과 하루가 모여 특별한 '삶'을 완성하진 않을지. '시간을 디자인' 하는 것은 '몇 시에 뭐 해야지' 라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 하는 것.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다.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하게 바꾸는 최고의 방법은 '지금' 확실하게 사는 것. 이것이 '시간 디자인' 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인지 이들은 객실에서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진다.


YOU ONLY LIVE ONCE.

이 말은 모든것을 제껴두고 돈을 펑펑쓰며 즐겨라 라는 얘기가 아니다.

한 번 사는 인생 후회없이 하기 위해 불확실한 미래를 앉아서 걱정하다 이도저도 못할 바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라는 이야기이다. (혼동해서 욜로 욜로 하지말자. 골로 간다.)


갑자기 덜컥 나에게 주어진 나만의 시간, 30시간.

솔직히 나 또한 30시간을 어떻게 채울까라는 고민으로 시작했지만, 30시간을 최선을 다해 보내보기로 마음을 바꿨다. 오히려 더욱 알찬, 가득찬 하루가 된 기분이다.


만약 여러분들에게 30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시간을 디자인 할 것인지 한 번 상상해보자.



사비털어 호텔리뷰하는

호텔리뷰어 체크인의 호텔 투숙기는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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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을 1분짜리 영상으로 담아보았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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