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큐어 앰버서더 홍대 투숙기
아직 나이가 엄청나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희한하게도 나이가 하나하나 위로 올라갈 수록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채로 가만히 있는 것이 점점 좋아진다.
어릴때만 해도 지루하고 답답하게만 여겨졌던 '탕'.
이젠 호텔을 선택할 때 가끔 사우나시설이 있나 없나부터 확인하는 내 모습을 볼 때면 알게 모르게
현타가 오곤 한다. (흑 세월이여)
정말이지 사우나를 즐길 때면 시간이
딱 멈춘 느낌이 든다.
처음엔 뜨겁다가 점점 따뜻함으로 변할 때 내 몸안에 쌓여있던 '피로'가 싹 녹아내리는 그 느낌.
지금 이 글을 읽고 '시원한 캔 맥주' 까지 떠올리셨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으셔야 한다.
탕에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바깥 경치를 바라보며 캔 맥주도 똑 따서 먹을 수도 있는 곳을 발견했다.
너무 놀란 나머지 홀린 듯 예약을 해버렸다.
가격도 나름대로 합리적이었다.
가격을 초장부터 말하면 '가격'에 프레임이 씌어져 글에 몰입도를 떨어트릴 것 같으니 글 마지막에 공개하려한다.
그럼 내가 왜 '합리적'이란 표현을
했는지 공감할 것이다.
야외에 설치된 탕을
무려 나 혼자 객실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곳
세워진지 1달도 되지 않은 곳
심지어 위치는 홍대인 이 곳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정말 홀린 듯 지갑을 열어버렸다.
후.. 완전 색다른 경험을 할 것 같아 너무 설렌다.
빨리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
그렇게 머큐어 앰버서더 홍대에 도착했다.
L7홍대 바로 맞은 편에 있고 라이즈 오토그래프와 걸어서 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무슨 버뮤다 삼각지대 마냥
홍대 호텔 3대장이 될 듯 하다.
솔직히 L7홍대와 라이즈 호텔이 들어선 것을 보고 '아 이제 홍대에선 호텔이 들어올 틈이 없겠구나' 했는데 나의 예상은 완전하게 빗나가버렸다.
심지어 약속 장소의 메카인 홍대입구역 8번 출구에서 걸어서 2분 거리이다. 차량으론 5분 거리.
왜 차량이 더 오래걸리냐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홍대입구역 8번출구 앞의 수 많은 인파를 뚫고 가야 하기 때문에 차량 속도가 걷는 속도보다 느려진다.
영차영차 해서 뚫고 나가면 호텔 지하에 기계식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로비로 올라가면 된다.
홍대 호텔 3대장(L7, 라이즈, 머큐어)은 재미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로비가 1층에 없다는 것. L7홍대는 가장 TOP층에 로비를 만들어 '홍대뷰'를 자신있게 초장부터 보여주고, 라이즈 호텔은 1층에 힙한 카페 '타르틴 베이커리'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그리고 로비는 2층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머큐어 홍대? 4층에 로비가 있다. 1-3층은 다른 쇼핑 아케이드 들이 있다.
4층을 눌러 로비로 가보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리곤 눈 앞엔 셀프 체크인 기기들이 보인다. 보통 우리가 익숙한 프론트데스크는 어디 있는지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
셀프 체크인을 할까, 대면으로 체크인을 할까 고민이 된다. 그렇게 두리번거리는 나를 발견한 직원분께서 다가오셨고, 체크인을 진행한다.
체크인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예약한 객실이 가장 고층에 있다는 사실을.
더욱 설렌다. 빨리 객실에 들어가고 싶다.
객실을 향해 세상 행복한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그런데 나의 행복을 극대화 시켜주는 디테일을
발견했다.
객실넘버.
조명을 위에서 아래로 때려(?!)서 그림자 지게 한다. 그리고 그 그림자에 객실 호수가 나타난다.
객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센스있는 디자인이다.
여기서 부터 눈치 챘다.
'아 여기.. 센스가 끝장나겠구나' 라고.
이제 문을 연다.
객실키를 꽂자마자 TV가 켜지며 되게 활기찬 음악과 함께 머큐어 앰버서더가 어떤 브랜드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영상이 틀어져 나온다. 난 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자동으로 탁 켜질 때 마치 내가 환영받는 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아무튼 이제 객실을 천천히 둘러보자.
아니. 탕부터 확인해보자.
이거 때문에 주니어스위트룸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거실(응접실)과 침실 사이에 작은 문이 하나 있다. 그 문을 덜컥 열고 나가면 이렇게 생각보다 큰 사이즈의 '프라이빗 노천탕' 이 있다.
그리고 탕을 즐기면서 바깥 경치도 구경 할 수 있게 창문이 시원하게 뚫려있다. 아직 탕에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이미 마음은 들어가있는 거나 다름 없다.
'잠깐, 비가 오면 어떡하지' 하며 고개를 위로 들어올린다. 천장은 바로 하늘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프라이빗하게 노천탕을 즐기는 그런 구조이다. 운이 좋게도 내가 갔을 당시엔 비가 오지 않았다.
일단 남은 객실들을 돌아본 후 본격적으로
탕을 즐겨보려한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채로 거실을 다시 둘러본다.
가구들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저 갈색 가죽 소파. 집에 갖고 가고 싶다. 확실히 새 거라 그런지 탄력이 장난아니다. 여기에 앉아서 TV를 본다면 하루종일 보고도 남을 것 같다. 위험한 소파이다. 소파 옆엔 되게 힙스럽게 생긴 조명까지 있다.
이 2개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홍대라는 지역에 걸맞게 디자인을 살리고자 했는지 알 수 있다.
바로 앞에 라이즈호텔은 대놓고 홍대 특유의 '힙' 스러움을 강조하고 있지, 맞은편에 있는 L7홍대도 홍대 특유의 '자유로움'을 강조하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늦게 세워진 머큐어 홍대 입장에선
머리가 꽤나 아팠을 듯 하다.
하지만 이들도 선택한 것은 결국 '홍대 스러움' 이다.
더 재밌는것은 모두가 똑같이 '홍대스러움'을 추구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각자마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비롯한 투숙객들에겐 다양한 '홍대스러움'을 경험 할 수 있다. 훌륭하다.
그러고 보니 거실이 전체적으로 살짝 어두운 감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밝았더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호텔 객실은 집처럼 365일 생활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365일 중 단 몇 일 (대부분은 1일)을 생활한다. 그렇기 때문에 객실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머무는 동안의 분위기' 가 된다.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 비일상적인 것을 즐기기 위해서 호텔을 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조명을 잘못 설치해서 사용성을 극대화 한답시고 조명을 가정집에서 쓰는 형광등을 달아 버린다던가, 조명 밝기를 확 높이면 어떻게 될까? 호텔 특유의 아늑함은 사라지고 분위기 또한 증발해버린다.
그럼 자연스럽게 '뭐야 이 호텔 디자인 별로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미 시각경험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호텔에 대한 전체적인 '경험'까지 안좋다 라고 사고가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진다.
호텔들을 보면 직접등보단 간접등을 쏘고, 백색등을 일체 쓰지 않으며, 곳곳에 스탠드를 켜놓아서 빛을 겹겹이 쌓아 공간의 밀도를 높이는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집에선 느껴볼 수 없는 아늑함은 '조명'에서 나온다. 조명만으로 객실의 심리적인 사용성과 만족도는 더욱 높아진다.
머큐어 홍대 '주니어스위트 룸' 거실의 조명은 이정도면 사실 적당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소파 옆에 있는 스탠드가 주변을 꽤나 환하게 밝혀주기 때문에 생활하는덴 크게 지장이 없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침실은 조명이 거실보다 밝은 편이다.
소파에 앉아있으면 침실이 슬쩍 보인다.
이 곳의 주니어 스위트룸의 구조는 살짝 특이한 형태이다. 스위트룸 치곤 넓은 편은 아니지만 독특한 공간구조와 상당히 높은 층고 덕에 객실이 더욱 넓어 보인다. 아무래도 홍대에 호텔을 세울 때부터 땅의 면적이 그렇게 넓지 않다보니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니어스위트룸은 이런 단점으로 부각될 뻔한 것들을 꽤나 똑똑하게 풀어 내었다고 생각한다.
침실 또한 상당히 만족스럽다.
일단 커다란 창문 덕에 바깥 뷰를 실컷 즐길 수 있다. 침대에 누워서 고개만 돌리면 홍대를 하염없이 쳐다볼 수 있다니. 색다르다.
어찌보면 시원하게 뚫린 유리창에 차갑게 느껴지는 도시가 보이는 뷰. '아늑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실은 은은한 조명들 덕분에 아늑하고 온기가 느껴진다.
오늘은 정말 꿀잠을 잘 것만 같다.
침대 헤드 쪽 디자인이 꽤나 인상깊다. 거실에서 봤던 소파와 비슷한 느낌이라 객실 전체 디자인의 일관성을 주는 듯하다. 파리에서 힙한 호텔인 '혹스턴 파리'가 문득 떠오른다.
그러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TV를 보자마자 아까 체크인 했을 때 직원분의 안내가 생각이 났다.
스마트폰에서 유튜브를 키고 그것을 TV로 연동을 해서 볼 수 있다는 것!
놀랍게도 보통의 호텔들은 아직 스마트TV가 아닌 곳들이 은근 많다. 그렇다 보니 넷플릭스, 웨이브, 푹티비 등 '다시보기'를 할 수 있는 앱들을 TV에 연동해서 볼 수 없다.
그래서 항상 맥북으로 보거나, 아이패드로 보곤 했다. 커다란 TV를 냅두고 말이다. 하다못해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호환문제로 인해 안될 순 있지만 유튜브 크롬캐스트 마저 안되는 경우도 많았다.
*크롬캐스트 : 폰에서 유튜브 보는 것을 TV에서 볼 수 있게 하는 기능
역시 홍대는 지역 특성상 유동인구의 나이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젊은 편이다. 홍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적으로 고려했다고 생각한다.
TV에서 방영되는 것만 일방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닌, 내가 보고 싶은 것 심지어 내가 보고싶은 '장면'만 찾아서 보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라이프스타일. 그 중에 최상위 플랫폼인 '유투브'.
이런 것들을 호텔이 적극 반영하였다.
정말 하루종일 객실에 누워서 TV에 유튜브를 띄워놓고 누구보다 격렬하게 게으름을 피울 수 있다. 거기에 치킨과 맥주를 배달 시킨다면 그 곳이야 말로 천국이 아닐까.
그리고 호텔 객실 안에 오래 있다보면 먼지가 풀풀 날려 실내공기가 좋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다. 워낙 패브릭 제품들이 많기도 하고 바닥이 카펫이여서 그런 경우도 있다.
하지만 머큐어 앰버서더 홍대에선 딱히 공기가 탁하거나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아.. 침대 옆에 공기청정기를 갖다놨다.
그렇게 그동안 못봤던 유투브들 (대부분 자기계발 유투브..)을 모두 정주행 한 것 같다.
하지만 아직 하이라이트가 남았다. 바로 오늘 이 객실의 핵심이자 꽃인 '프라이빗 노천탕'
드디어 나도 객실 안에 있는 탕을 즐겨보는구나.
일단 물을 받으려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탕의 크기가 은근히 깊고 크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노천탕의 크기가 꽤 큰편이라 성인 2명이 들어가도 넉넉할 정도이다.)
물을 틀어놓고 잠시 다른 일을 좀 하고 있었는데 10분 정도 지났을까? 물이 족욕할 정도의 깊이로 차오르고 있었다. 생각보다 수압이 쎄다. 이 정도 속도면 금방 차오를 듯 하다.
어느정도 물이 찼을 때 이제 드디어 탕 안에 들어간다. 과연 어떤 기분일지 너무 궁금했다.
일단 혹시 모르니 시원한 물이랑 따뜻한 커피 그리고 읽을 책까지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왼발부터 천천히 물에 담근다. 살짝 뜨겁다가 서서히 따뜻함으로 바뀐다.
탕 안에 앉는 순간 '후' 라는 깊은 호흡을 할 수 밖에 없다. 심신이 릴렉스 되는 것이 느껴진다.
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릴렉스함' 인지 모르겠다.
항상 자고 일어나면 어딘가 뻐근하고, 하루 종일 몸이 찌뿌둥 할 때가 많았다. 그만큼 몸이 긴장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 곳에서 이렇게 이완을 시켜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고개를 들면 홍대 일대를 바라보는 전망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 더욱 훌륭한 경험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살면서 이렇게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시간'이 얼만큼 있었던가.
비워져 있으면 채워넣기 급급하게 살았던 것 같다. 딴 생각할 틈이 없고, 앞만 바라보게 되며, 비어있는 시간이 생기면 어떻게든 뭔가를 하려고 했다. 사실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은데 말이다.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 들고 갔던
책은 펼치지 않기로 한다.
근사한 뷰를 앞에 두고 책으로 시야를 좁히는 것은 매너가 아닌 듯 했다. 그저 멍하니 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홀짝이는 것 자체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더이상 뭔가를 더 채우고 싶지 않았다.
잠시나마 생각하는 것을 멈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여기에 '나 혼자' 있기 때문에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틀어놓고 내가 마시고 싶은거 눈치 안보고 마시면서 누워있던 앉아있던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사람들이 객실에 프라이빗 노천탕이 있는 곳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듯하다.
생각해보니 객실 예약을 할 때
조식비용이 저렴했다.
1인당 19,800원. 조금만 규모가 커지면 1인당 2-3만원은 훌쩍 넘고 많게는 7만원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 한 편에 속한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과연 이정도 금액이면 어떻게 조식이 나올까.
알람 소리를 듣자마자는 거짓말이고, 한 세번정도 껐다가 모자만 대충 눌러쓰고 조식먹으러 내려간다.
아침7시30분. 나름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몇몇 분들은 옷까지 모두 갖춰 입은 상태로 아침을 맞이하고 계셨다. (후.. 나도 더 부지런해져야지)
오 그래도 규모가 크진 않아도 있을건 다 있다.
나름 뷔페식으로 준비가 되어있다.
인상 깊었던 점은 뷔페의 메뉴가 다양하지 않고 정말 아침에 먹기 좋은 것들 예를들면 시리얼, 샐러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크로와상 같은 종류의 빵, 스프, 한식반찬들, 과일, 음료 딱 이 정도만 준비되어 있다. 선택지가 많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
그리고 아침과 딱 어울리는 아이들이었다. 그렇게 양송이 크림스프와 빵 그리고 커피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직원분께서 다가오신다.
'뭘까..뭐지?' 하는 찰나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황태해장국과 육개장이 있는데
어떤 것을 준비해드릴까요?'
웅?? 나 지금 양송이 스프 먹고 있는데... 잘못들었나 싶어서 재차 확인한다.
알고보니 둘 중 하나는 기본으로 제공이 된다고 한다. 먹던 스프는 잠시 내려두고 그날 따라 국과 밥이 먹고 싶었던 나머지 '황태해장국'으로 요청한다...
머큐어 홍대를 가게 된다면 이 부분은 꼭 확인하시길 바란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음식이 있는지 말이다.
그래도 아침부터 개운하게 하루를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볍게 먹고 올라올 계획이었으나 의도치 않게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가볍게 운동을 하고 객실로 올라가 이번엔 욕실에 있는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기로 한다.
욕실과 화장실 또한 상당히 넓은 편이다.
확실히 이들은 디자인에 많은 공을 기울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매트한 블랙이 포인트 컬러로 자리잡는다.
이거 무턱대고 잘못 썼다간 한끗차이로 상당히 퀄리티 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달르다. 부분적으로만 들어갔을 뿐인데 화장실과 욕실의 분위기가 단번에 세련되며 트렌디한 느낌을 동시에 잡아낸다.
8월1일에 오픈한 머큐어 앰버서더 홍대.
아직 오픈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은 곳이다. 사실 홍대의 상권밀집 지역의 그 좁은 땅을 비집고 호텔을 올리는 거다 보니 불편한 점들도 있다.
객실 수는 200여개 인데 기계식 주차는 72대까지만 수용가능하다. 그래서 만차시 다른 주차장으로 안내를 해준다.
또한 수영장을 비롯한 화려한 부대시설을 기대했다면 번지수 잘못 찾았다. 머큐어 홍대는 그런 호텔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호텔은 남다른 매력이 있다.
홍대의 시작이라 불리는 홍대입구역에서 도보 2-3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위치는 L7호텔과 라이즈오토그래프에 밀리지 않는다.
객실 가격 측면에선 머큐어 홍대가 가장 저가를 포지셔닝 하고 있는 듯 하다. 최저가가 7만원대부터 시작이니(심지어 주말기준) 가성비측면에선 머큐어 홍대를 따라오진 못할 듯 하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한만큼 퀄리티에 대한 기대를 살짝 내려놓게 되는데 그렇지 않다.
퀄리티는 그 이상을 경험시켜준다.
라이즈 오토그래프에선
크리에이티브한 홍대의 하루를,
L7 홍대에선 트렌디한 홍대의 하루를
그리고 머큐어 홍대에선
가성비를 놓치지 않는 힙스터의 하루를
경험 할 수 있다.
사실 이 호텔 말고도 홍대엔 꽤나
많은 호텔들이 밀집 되어있다.
하지만 '홍대 입구역',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거리엔 이 '머큐어, L7, 라이즈' 이렇게 3대장 호텔들이
버뮤다 트라이앵글을 그리고 있다. 그럼 여기엔 어떤 사람들이 흡수 될까?
이제 내년에 30을 바라보는
나를 비롯한 마지막 20대를 보내는 사람들,
사회생활을 한지 4-5년차 된 사람들이 주로 많이 보인다.
이들이 홍대를 방문하는 이유는
사실 홍대에서 '놀 것'을 찾지 않는다.
'홍대'에 방문하는 20대초 중반들 처럼 놀지 않는다. 방식이 조금 다르다.
내 나이 또래들이 홍대쪽의 호텔을 찾는 이유는 홍대 근처에 없는게 없어서 '편하다'라는 생각과
연남동, 합정과 같이 다소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강한 색깔을 가진 동네와 가까워서 일지도 모르겠다.
홍대 특유의 복잡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에서 맥주 한 잔 하느니 비용을 좀 더 내더라도 맥주가 맛있고, 분위기 있는 곳을 가는것을 더욱 선호한다.
아니면 정말 홍대의 감성만 느끼며 호텔 건물 안에 하루종일 있는 것. 그렇게 힙스러운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호할지 모르겠다.
이 홍대 3대장 호텔에 들어가면 연령대가 얼추 나와 비슷하거나 30초,중반대의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홍대 거리로만 나가면 연령대가 확 내려간다. 내가 봤던 내 또래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아무래도 이들은 호텔에 흡수되어 호텔 안에서 각자만의 방식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듯 하다.
p.s 아, 이렇게 해서 이 객실의 가격은 세금포함 25만원이었다. 20만원대로 스위트룸이라...
개인적으론 상당히 상당히 상당히 가성비 좋다고 생각한다.
호텔 추천 해주는 사이트 : 호카이브 런칭! 머큐어홍대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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