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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Nov 05. 2020

나를 남과 비교하면 벌어지는 일

퇴사후 깨달은 것

퇴사한지 9개월차.

브랜드 디자이너에서 호텔리뷰어로 살고 있는지는 6개월차.


이전 글에서 어쩌다 디자이너에서 호텔리뷰어로 또 다른 캐릭터가 탄생했는지 살펴 볼 수 있으니, 이 글이 갑자기 뜬금없게 느껴진다면 이전 글을 읽어 보는 것을 권해드린다.


오늘은 퇴사를 하고 난 뒤 뼈저리게 느끼고, 오늘도 느끼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마 각기 다른 이유, 상황 때문에 퇴사를 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를테면 퇴사를 하고 제2의 삶을 살아보겠노라며 야심차게 퇴사를 한 경우도 있을 것이며, 현재 머물고 있는 회사가 과연 이게 내 삶의 전부일까 라며 회의감 때문에 뛰쳐 나온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만약 무언가를 하기 위해 뛰쳐 나온 사람이라면 이번 이 글은 멘탈을 강화하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큰 맘을 먹고 뛰쳐 나온 회사.

눈 앞에 펼쳐진 세상. 그리고 자유로움. 이제부터 24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내가 원하는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 잠을 더 자도 되고, 아무 계획 없이 카페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도 좋다.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시도 때도 울리는 메신저 하나 없다. 오히려 괜히 섭섭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나를 찾는 사람이 없나? 라며 말이다.


퇴사를 했으니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한다. 나를 예로 들자면 호텔을 세우고 싶단 목표 아래에 열심히 호텔을 돌아다니며 리뷰를 하고 그 글을 브런치, 인스타와 같은 SNS에 공유한다. 처음엔 정말 신이 나서 열심히 포스팅하고 움직인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만으로 큰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새롭고 세상이 다 내 것인 것 같다. 오늘도 어김없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지하철을 타고 똑같은 길을 걸어가며 회사로 향하는 그들을 보고 있으니 마치 내가 승자라도 된 것 같다.


그렇게 1주, 2주, 1달이 흘러간다. 어느정도 활동을 한 것 같은데 여전히 나의 팔로워는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일단 더 해보기로 한다. 그렇게 1달 반, 2달, 3달. 솔직히 2달 정도 했으면 어느정도 반응이 올 것이라 생각했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하나 둘 씩 생기길 기대했고, 이렇게 호텔리뷰 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위한다. 경솔했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퇴사하고 자기 것을 하겠다며 나보다 활동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은 온라인 상에서 반응도 좋고 벌써 협찬, 광고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인터뷰까지 하며 승승장구 한다. 어..뭐지? 내가 봤을 땐 아직 그 정돈 아닌데..? 뭘까..?




그렇기 비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돌아오는건 비참함


이렇게 비교를 하기 시작한다. 초조하다. 난 분명 저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을 하는데 왜 난 저렇게 소위 말하는 '폭풍성장' 즉 '떡상'을 하지 못하는 걸까? 내 글에 문제가 있나? 컨텐츠가 재미가 없나? 라며 문제점을 나한테서 찾기 마련이다. 그렇게 1달이 흐른다. 어느덧 호텔리뷰어로 생활한지 3개월차.


또 다시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교를 할 때 마다 잘되는 사람은 더 잘되는 것을 두 눈 뜨고 목격을 하고, '자기 것'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떡상 하는 것을 두 눈 뜨고 지켜보는 일이 더욱 많아진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만 본다고, 더 그런 사람들이 눈에 많이 밟힌다. 부럽다. 진심으로. 그리고 한 숨.


비교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허무함, 초라함 그리고 비참함 뿐이다.


나는 왜 저만큼 되지 못할까, 나는 왜 이럴까 라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잠이 안오기 시작한다. 호텔리뷰어로 활동을 하면서 사비를 털어가며, 털어갈 때마다 줄어드는 잔고를 보며 더욱 그들과 비교가 되기 시작한다. 아니 저 사람은 협찬에 광고에 인터뷰에 세간의 관심을 받아가며 더욱 인지도를 쌓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그렇지 못할까 라며 말이다.


이럴때 마다 점점 낮아지는 자존감. 그와 동시에 생기는 자극.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처럼 말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프리랜서 혹은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늘도 버티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감정인지 공감 할 것이다. 자존감은 낮아져 스스로 초라해지지만 내가 더 잘해야 겠다며 타오르는 열정. 그래서 하루에도 기분이 수 차례 오락가락한다.


결국 누군가와 비교를 하게 되는 순간 나는 작아진다. 비교하는 대상은 나보다 더 '잘되는'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것 일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나 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비교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회사였으면 어땠을까.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으면 사수던 누군가 와서 올바른 길을 알려주던 쓴소리라도 해줬을 텐데, 이건 뭐 나 혼자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다보니 맞는지 틀린지 도저히 알 수 가 없다. 불안하다. 초조하다.


그래서 자꾸 잘된 사람들을 쳐다보고 지금의 나와 비교한다. 그럴 수록 나의 방향이 잘못된거 같고 점점 나는 작아진다. 눈물이 날 것 같다. 나는 퇴사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어쩌면 올인을 하고 있는데 자꾸 작아지다니. 빨리 성장하고 싶고 빨리 이 세상에 나를 당당하게 알리고 싶은데 비교를 하면 할 수록 나는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다. 이게 런닝머신인가 싶다. 뛰고는 있지만 제자리라는 그런 상황.


그런데 샤워를 하다가 하루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 잠깐, 잘되는 사람들이 잘 되기 위해 어떤 길을 걸어왔지?


아...! 저들도 저들만의 고민과 고충이 있었겠구나. 그리고 그들 또한 묵묵히 버티면서 자기 갈 길을 끝까지 갔구나. 어쩌면 나는 잘 된 사람들과 비교를 하면 안되겠구나. 내가 비교를 해야할 것은 다른 곳에 있지 않을까.


갑자기 샤워를 하다가 뜻밖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아.. 남과 비교하지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해야하는구나


그렇게 6개월째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버티고, 버티는 나날이 이어지고 나니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남과 비교 할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어제의 내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오늘의 나는 그 부족함을 채워 나가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아주 작은 한 발짝을 살포시 얹을 수 있더라 .


그 발자국이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자국을 찍은 것 처럼 위대하진 않겠지만, 작은 발자국들이 모여 길을 만든다. 큰 일을 하기 위해선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놔야 그 작은 일들이 서로 시너지를 발휘해 큰 일이 되는 것 처럼 말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잘 된 사람은 그들만의 지향점이 있을 것이며 나는 나 나름대로의 지향점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각자 걸어가고자 하는 길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자기 합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이 길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선택을 한 이상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냄비 위에 물을 올리고 불을 켰으면 뭐라도 넣어서 만들어 봐야 알지 않을까. 적어도 책임은 져봐야지.


진정 성장을 원한다면, 어제의 나와 비교를 해야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묵묵히 내 갈 길을 가겠다라고 선언한 이상 비교 대상은 단순히 '어제의 나' 였다. 그저 신기할 뿐이다. 잘된 '남'과 비교를 할 땐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를 하면 내가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기분이다. 1시간, 1시간 흘러가는 시간마저 아깝게 느껴진다.




호텔리뷰어 6개월차
나의 결론은 결국 '존버'


결국은 존버. 오늘도 버틴다. 가급적이면 '남'을 쳐다보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한다. 물론 이게 쉽지만은 않겠지만 말이다. 버티자. 어제의 나와 비교하고 오늘의 내가 더 낫다고 할지라도 나는 드라마틱하게 발전하지 않는다. 그저 차곡차곡 경험치를 쌓아나갈 뿐.


호텔리뷰어 6개월쯤 되니 인스타 팔로워가 3000명이 넘어가고 브런치 구독자는 1300명이 넘어가고 있다. 예전에 한참 '남'과 비교할 때에 비하면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 했을 땐 이 숫자들은 아직 배고프다. '나'와 '나'를 비교하니 좌우를 둘러보지 않고 '앞'만 보게 되더라. 이건 순전히 내 개인 경험담이니 무조건 공감을 할 필욘 없다.


호텔 리뷰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내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선 '내 스스로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힘을 기르기 위해선 그저 버티는 수 밖에 없다. 버티고 오늘도 어제 했던 일을 반복하고, 고치고 반복하고 어쩌면 이게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답' 이지 않을까.


아직 나도 소위 말하는 '잘 된 사람'의 반열에 들진 못한다.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다시 '잘된 사람'들을 살펴보니 이들 또한 묵묵히 자기 갈 길을 버티며 끌어가고 있더라. 멋지다. 항상 본 받고 배우고 있다.


잘 된 사람도 '존버'하며 나아가고 있는데, '잘 되고 싶어하는 나' 또한 '존버' 해야 하지 않을까.

한 방울 씩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시간이 지나면 바위를 깨는 것 처럼 말이다.


여기까지 읽은 분들이라면 아마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은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격하게 공감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 버티자. 조금 만 더 버티자. 사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오지만 '버티자'라는 말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내가 세운 목표, 그 꿈이란 깃발을 내 손에 움켜쥐기까지 아직 한참 멀게 느껴지지만 오늘 하루 버텼기 때문에 아주 작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정리하자면, 내 갈 길을 걸어가겠다고 맘 먹은 분들

가급적이면 '남'과 비교하지 말자.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버티자. 그렇게 차근차근 한 걸음 걸어나가보면 어떨까.


걷지 말고 전력질주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신 '남'과 비교하는 순간 넘어질 수 있단 나의 생각.


그리고 호텔리뷰를 수 개월 동안 해오면서 남과 비교하며 비참함과 허무함을 맛본 사람으로써 이제 막 퇴사하고 자신만의 길을 이제 막 걷기 시작한 분들에게 이 얘기를 브런치를 빌어서 하고 싶었다.


비교하지말자. 그리고 버티자.

나를 비롯해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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