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크리에이터로 살다 보니
1인 크리에이터, 1인 기업으로 열심히 달리다 부쩍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더욱이 요즘 '잘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머릿속 깊숙이 있다면 더욱 공감이 가지 않을까 싶다.
호텔을 세우겠다며, 호텔을 돌아다니고 있다. 1년 8개월간 130군데 넘는 곳을 다니며 글을 쓰고 있다. 퇴사하고 받은 퇴직금은 모두 쓴 상태. 첫 1년은 '포기할까' 생각도 많이 했다. 버티다 보니 조금씩 알아봐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생기게 되었고, 나의 레벨을 점프 업 시켜주는 기회들도 생겨났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
'잘해야 한다. 아니, <무조건> 잘해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것은 참담한 실패.
참 희한하다. '잘해야 한다'란 생각을 품고 프로젝트에 임하면 꼭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클라이언트의 무한 수정 요청,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반응 등.
오히려 마음 편히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성과가 더 좋은 것은 무슨 경우일까.
알다가도 모를 인생이다.
특히 나 같은 1인 크리에이터들에겐 모든 결과물에 대한 책임이 나 자신에게 있고 모든 평가도 나에게 직접적으로 꽂힌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더 민감할 수밖에.
그러다 하루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이 뭔 뚱딴지같은 소리? 싶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지금 여기까지 읽고 있다면 한 번 눈을 감고 돌이켜보자. 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잘해야 돈을 버니까? 잘해야 내가 인정받으니까?, 실패하기 싫으니까?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둘 다 였다. 내가 잘해야 하는 이유는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 나가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의 생계를 위해서였다.
이 생각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이 생각 때문에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이 생각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 생각 때문에 하루하루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일을 할 때 2가지 영역으로 나눈다.
'통제 가능한 영역' 그리고 '통제 불가능한 영역'
통제 가능한 영역이란 쉽게 말해 나의 능력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를테면, 계획을 잡고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획을 하고 그에 맞게 행동을 하는 것.
이와 반대로 통제 불가능한 영역은 이렇다.
그 순간 사회의 상황과 분위기, 갑작스럽게 틀어진 계획, 함께 일을 하는 동료의 심경 변화 등.
어쩌면 '운'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는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과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앞서곤 한다.
결국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오버해서 일을 진행하려 든다. 그리고 바로 이때!!
나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손을 대려고 한다.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틀어지는 일정들을 바로 잡을라 하고, 갑작스러운 동료의 병가에 그 일을 재분배할 생각보단 전장에서 부상병을 들처매고 가는 것처럼 일단 떠안고 가려고 들었다.
'운'의 영역에선 우리가 손을 댄다 한들 뜻처럼 바뀐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으면 로또부터 샀을 거다. 쉽지 않다. 그런데 이걸 통제하려고 드는 순간 나에게 돌아오는 건 딱 하나뿐이었다. 바로 스트레스.
내 힘으로 무언가가 안된다는 것에 1차 분노. 잘하고 싶었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에 2차 분노. 그리고 소주.
그래서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 진작 이렇게 생각했더라면
삶이 더 잘 풀리지 않았을까 란 생각마저 든다.
그 '생각'은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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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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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심플하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하자.
무리해서, 오버페이스로 나의 능력보다 더 하려고 하지 않고 평소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
이 말은 곧 '통제 가능한 영역'에만 집중하겠단 의미이다.
간혹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게 통제 불가능한 영역이라면 어떡할까.
이럴 때 이 한 마디를 뱉어보자.
'에고.. 어쩔 수 없지 뭐'
그리고 나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딱 하나뿐.
<닥친 상황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겨우 생각 하나 바꿨을 뿐인데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하던 대로' 하니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나의 색'을 잃지 않게 되었다. 제 아무리 영혼을 끌어모아서 작업을 해도 수정 요청을 하던 클라이언트가 원터치로 오케이를 외쳤다.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브랜드들에게 제안서를 쓰기에도 부담이 덜해졌고 심지어 미팅으로 이어져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결과도 결과지만 가장 큰 변화는 내 안에 있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손을 털고 나니 아직 벌어지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불안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편안함만 남아있다. 머리가 복잡하고 스트레스 가득했던 날들에서 아주 심플하고 명료하게 머릿속이 정리가 되었다.
왜냐하면 지금 내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곧 있을 '잘해야 하는' 무언가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시달리고 있다면 조심스레 제안을 하고 싶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자'는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
사람마다 처한 상황, 환경이 모두 다르기에 이 것이 정답이 될 순 없지만,
1인 크리에이터로 약 2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느꼈던 바를 용기 내어 슬쩍 공유해본다.
지금 여기까지 읽고 계신 1인 크리에이터분들 그리고 혼자 무언가를 계속해서 해내려고 오늘도 버닝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나에겐 큰 기쁨이 될 것 같다.
그럼 오늘 하루도 힘차게!
호텔을 세우기 위해 제가 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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