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크리에이터로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것.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도전 욕구들이 샘솟게 된 일이 있었다.
새로운 시도를 할지 말지 고민인 분들,
1인 크리에이터 활동에 정체기가 온 분들께도
'도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호텔을 세우는게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퇴사한 후 호텔만 드립다 파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1년 8개월 동안 다닌 호텔 130여 곳. 자연스럽게 호텔 관계자, 호텔 오너, 집 짓는 사람, 스몰 브랜드 대표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뵐 기회들이 따라왔다.
최근엔 북촌과 서촌에 한옥스테이를 쭉쭉 올리고 있는 한 회사의 담당자분을 만날 일이 있었다.
이전엔 두 번 정도 미팅차 만났던 이 분.
이번엔 '일'은 잠시 내려놓고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디너타임은 나의 뒷통수를 쎄게 후려침과 동시에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만들었다.
대체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길래...
총 2가지가 나를 자극했다.
가보지 않았던 곳에 갈 땐 항상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오늘 저녁 약속 장소였던 대림동. 양꼬치를 그렇게 잘한다는 곳이 있다길래 잡힌 곳이다. 생각해보니 이 동네, 서울에 살고 있지만 한 번도 가본적 없었다. 영화의 영향이었을까. 이 대림동 하면 마동석과 장첸이 떠오른다. 일단 눈을 깔고 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 로컬보다 더 로컬 여행만 다니는 분들께 들었을 때도 대림동은 찐하다고 전해들었다. 여권 챙겨야 하나 고민했다.
대림동 도착. 호텔 다닌다고 서울을 그렇게 많이 누비고 다녔다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역에서 나오자 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중국어 간판. 길 갈 때마다 들리는 중국어. 갑자기 중국 여행 온 기분. 차이나타운은 만들어진 느낌이라면 이 곳은 정말 앞서말한 '찐'의 느낌. 그렇게 관광 온 사람 마냥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저녁 식사 하기로한 양꼬치 집으로 이동한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리고 와우..
뭐 보통 양꼬치 집이라 하면 중국 느낌을 내기 마련인데, 여긴 그냥 중국이다.
사진 찍어서 나 중국 왔다고 해도 믿겠다. 그 어디서도 한글은 찾아볼 수 없다. 직원분께서 한국어로 인사하지만,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중국어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한국어를 했던 직원분 마저도 중국인. 그럼 주문은 어떻게..? 3-4년 전, 중국 여행 갔을 때 중국 현지 식당에 들어가서 느꼈던 그 어벙벙한 느낌. 정확히 '똑같다'
정말 다행히도 함께 식사하기로 한 그 분께서 현지인 뺨치게 중국어를 하신다. 그래서 여쭤보았다.
'중국어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셨나봐요'
그리고 돌아온 답변.
'배 타려고 중국어 공부 3개월 하고 중국으로 바로 넘어갔어요'
웅..? 혼란스럽다. 국내 숙박업 회사에서 근무하신 줄 알았는데
배를 탄다? 3개월 기초만 배우고 바로 중국으로 넘어갔다?
여러가지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나온 음식. 두번째 와우..
내가 알던, 아니 내 머릿속에 있던 양꼬치의 비주얼이 아니었다. 빙글빙글 예쁘게 돌아가는 양꼬치 대신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묵직한 덩어리. 더 충격적인건 이걸 먹을 때 마다 전용(?!)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먹는 것이었다! 상당히 흥미롭다. 눈이 휘둥그레져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와 달리, 이 분은 몇 번 와본 사람 답게 능수능란하게 양꼬치를 대하고 있었다.
처음보는 낯선 환경에 처음 보는 음식까지 있으니 내가 지금 중국에 와있는 것 같단 생각이 지워지질 않았다. 이상하게 흥분이 되었고 텐션이 높아졌다. 이왕 이렇게 된거, 여행 왔다 치자란 마음으로 양꼬치(?!) 한 입. 오.. 심지어 맛있다..
아무튼 대림동이란 생전 처음 보는 동네에서
중국 바이브가 느껴지는, 아니 현지에 온 것 같은 경험.
누군가에겐 '에이 그게 뭐 대단한 경험이라고'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2021년 1년 내내 어디가지 않고 밤낮없이 일만 해서 매일 같이 사무실에만 앉아 있었다. 잠시라도 밖으로 나가 새로운 것을 볼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 이 곳에 있으니 무뎌뎠던 감각들이 다시 깨어나는 기분이다. 그 간 스스로를 얼마나 가둬놓고 살았던 것일까.
그렇게 한 점씩 썰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또 다른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 분은 내년 초에 크루즈선 타러 떠난다고 한다.
크루즈? 갑자기 세계여행인가? 듣기만 해도 설렌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일하러 떠나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이분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엔 해외 호텔에서 일을 하고 그 경험을 살려 크루즈선에서 일을 했었다. 이 분 말에 의하면 크루즈선은 쉽게 말해 호텔을 가로로 눕혀서 물 위에 띄운거나 다름없다 한다.
배 안에 호텔 못지 않은 객실은 물론, 온갖 음식과 술 그리고 카지노에 수 백명이 들낙거리는 수영장 그리고 더 충격저인 것은 짚라인까지 있다고 한다. 충격이다. 사진을 보니 정말 상상 그 이상이었다. 갑자기 원초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그런 배는 얼마인가요?' 돌아온 답변. '1조 정도 들어간다 들었습니다.' 아주 여러모로 입이 턱 벌어진다.
그 안에서 본인은 호텔 컨시어지 역할을 한다고 한다. 투숙객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필요한게 있으면 들어주는 등의 일이었다. 크루즈선을 타다보면 가끔 물류 / 기름 등을 채우기 위해 정박하는 일이 있다고 한다.
그 때 그 도시에 체류하며 즐기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크루즈선이 한 바퀴 돌고 배를 정비 하는 때가 있다고 한다. 정박이 아닌 정비. 이 때는 그야말로 파티라고 한다. 정비를 하는 곳들이 싱가폴, 프랑스 등 주요 도시들이 있는데 이때는 컨시어지팀이 직접 나설 일이 없다. 즉, '자유 시간'이다! 자연스럽게 배 정비하는 몇 주 동안은 그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 분은 자신의 시야를 넓혀 나갔고, 보통 사람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 분은 '찐 로컬'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여행객들이 잘 가지 않는 지역으로 파고 들어간다. 캄보디아, 미얀마 등과 같은 지역들. 이번에도 마찬가지. 배 타고 세계 각지를 돌며 일을 하다가, 스페인에 한 달 정도 머물 예정이라 한다. 한 달이 지나면 또 다른 도시들을 떠돌 계획이라며 신이 난 그의 모습. 눈빛 만큼은 진지했고 분명 진심이었다.
급격한 환경의 변화,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거침이 없었던 그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는가.'
'대책 없이 퇴사 후 1년 8개월간 CHECKIN 활동한 것 자체가 도전이라면 도전이지만, 한 동안은 안정적인 것에 집착을 하진 않았을까'
한 번 사는 인생이라면,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해봐야 하지 않을까..
세상은 이렇게나 넓은데 너무 좁은 시야를 가지고 산 것은 아닐까..
평범한 삶도 좋지만 조금 더 재밌게 살고 싶었는데 그에 비해 너무 얌전했던 것은 아닐까..
갑자기 그간 평온했던 심장이 빠르게 뛴다.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도전 욕구'가 스멀스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도전. 기존의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
난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도전이 망설여 진다면 혹은 도전을 하고 싶지만 마음의 확신이 분명하지 않을 때마다
나는, 나의 환경부터 바꿔볼 것이다.
처음 가보는 곳에 간다는 것. 낯선 곳이란 두려움과 새로운 곳이란 설렘이 공존한다. 마치 우리가 도전 하기 직전에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전을 망설이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보고 느낀 것' 이외의 것들에 대해선 확실한 정보와 경험 그리고 기억이 없기 때문에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더 큰 세상, 더 다양한 색이 묻어 있는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해외를 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당장 내가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면 서울 안에서도 분명 아직 가보지 않은 곳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 그 곳으로 아무 생각 없이 불쑥 가보는 것이다. 막상 갔더니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생각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 갔다는 것 자체만으로 당신 또한 나와 같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느낌이란 '가슴이 뛰는 것 같은 느낌', '뭔가 불쑥 떠났다는 것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설렘' 이다.
익숙한 곳에 머물다보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순 있지만 이내 지루해지고 고이게 된다.
의자에서 일어나 지금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보자. 생각보다 아직 세상엔 봐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고, 보이는 것이 많으면 그만큼 생각의 폭도 넓어진다. 그럼 어떻게 될까.
우린 '도전'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히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할 수 있다는 확신보단 '막상 뛰어들었더니 생각보다 해볼만 하더라'라는 확신.
점점 어른이 되어 갈 수록 회사/집의 굴레에 머물게 된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도전'을 하고 싶다면 앞서 이야기 했듯 환경을 바꾸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경이 곧 나를 만들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간에 가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여기서 도전욕구를 화산 불 뿜뜻이 뿜어내게 하고 싶다면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적어도 나의 경험상.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상대방의 삶이 내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 때부터 재밌어 지는 것이다. 나는 직접 경험 하지 않았어도 상대방이 시간을 쏟아가며 얻은 교훈,지혜,노하우들을 빠르게 습득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만 나눠도 우린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고, 생각의 폭이 혼자서 고민 할 때 보다 몇 배는 넓고 깊어진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사람'을 중요시 여기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생각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이냐 이다.
한 줄 요약하면 이렇다. '나보다 경험의 폭이 몇 걸음 앞선 사람'
나와 비슷한 사람 혹은 관점이 부정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보단
나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거나 혹은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큰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듣기만 해도 새롭고, 나도 뭔가 해야겠다는 열정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게 된다.
처음엔 나도 고민이 많았다. 그런 사람을 대체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이 있다.
만약 당신이 나처럼 꿈을 가지고 그 꿈을 달려나가기 위해 SNS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면
그걸 필두로 내세워서 만나고픈 사람에게 정중하게 커피타임을 요청하는 것이다. 그럼 이제 또 우린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 사람이 나를 왜 만나줘야 하는가. 나의 경우는 나보다 몇 걸음 더 앞서 있는 분들(브랜드 대표님, 호텔 오너 등)만나기 위해 '인터뷰'란 명분을 만들었다. 공간을 다루는 사람들의 브랜드 인사이트를 담기 위한 인터뷰를 기획하고, 그 분들을 만나 1-2시간 이야기를 나눈 후 그 것을 컨텐츠로 발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턴 내가 만나고픈 분들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몇 배 는 높아진다. 즉, 내가 아무리 현재 도전 중 이라고 하더라도 나보다 앞선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명분'을 찾는 것이 꽤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이제 막 도전을 하는 단계, 혹은 도전을 할지 말지 망설이는 단계라면
'모임'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 또한 모임을 통해 상당히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 모임이라 함은 '인사이터', '트레바리'와 같이 '배움'에 열정적이고 진취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뜻한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등 간접 경험 할 수 있는 천국이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 수록 어렸을 적 친했던 사람들의 결 과, 사회에서 활동하다가 가치관이 일치해서 만나는 사람들의 결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주변에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그 때 앞서 말한 '모임'을 찾아서 사람들을 만나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나 또한 인사이터에서 '호텔과 브랜딩' 관련하여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 하다보니 벌써 시즌3 멤버를 모집 중이다. 나 또한 이 모임을 통해 정말 생각치도 못한 분야의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도전에 대한 자극,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보단 기대와 설렘이 더 커졌다.
대림동에서 받았던 신선한 충격들을 당신에게 꼭 전해주고 싶어서
열심히 키보드를 몇 시간 째 두들기다 보니 글이 좀 길어진 것 같다.
정리하면,
요즘 정체기에 접어든 것 같은 1인 크리에이터 혹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앞서 걱정과 고민 때문에 멈칫 하게 되는 분이라면 '도전'을 하기 위한 약간의 자극을 주고 싶었다. 감히 내가 뭐라고 싶지만, 이 글을 쓰면서 나 자신도 자극을 받고 있다.
벌써 올 한 해 2021년의 끝이 보인다.
다가오는 2022년엔 나를 비롯한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읽은 당신의 '도전과 성장'을 기원하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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