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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Dec 11. 2019

컨셉에 충실한 청담동의 한 호텔

알로프트 호텔 사용법

하루하루 치열했던 평일을 보내고 주말만큼은 회사 생각 1도 안 하고,
스마트폰에서도 잠깐 멀어져서 아무 생각 없이 있고 싶다.

내가 생각했던 이번 주말은 이러했다.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차 한 잔 하고, 해가 떨어질 무렵 한강에서 따릉이를 타며 riding을 하며,
마지막엔 시원한 캔 맥주 하나 똑 따서 한강을 바라보며 벌컥벌컥 마시며 마무리하는 그런 주말.


그렇기 위해선 한강까지 걸어서 나갈 수 있어야 하고, 

차로 15분 이내에 즐길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아! 굳이 차로 15분 이내인 이유는 너무 번화가에 있으면 밤에 소란스러울까 봐!)


그 조건들을 만족한 호텔이 바로, '알로프트 강남'이었다.
(아마 필자가 느꼈던 시선과 경험의 동선대로 알로프트 호텔을 느껴본다면 훨씬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알로프트 강남 호텔 입구


알로프트의 경우 기계식 주차장의 형태 혹은 지상 주차장에 발레을 맡기는 형태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필자처럼 차량이 SUV인 경우는 아무래도 기계식 주차장에 넣자니 마음이 불안하고 출차할 때도
오래 걸릴 것 같아 발렛비를 지불하고 지상 주차장에 세우게 되었다.


생각보다 화려한
첫인상

알로프트 강남 호텔 로비


사람의 첫인상은 보통 '3초' 안에 결정이 난다고 한다.
그 첫인상이 상대방의 분위기를 기억하듯, 호텔에서의 '첫인상'은 바로 로비라고 생각한다.
로비는 고객이 호텔을 가장 처음으로 마주하는 공간이며 경험이 시작되는 곳인 만큼 앞으로의
호텔 경험과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알로프트 강남의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다소?! 현란하며 절제된 듯 화려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 이유는 알로프트 호텔의 키워드들이 바로 '컬러' '뮤직' '테크놀로지'이기 때문이다.

이 키워드들이 전체적인 디자인과 브랜딩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어떻게 적용이 되었는지 살펴보자.

키워드들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채도가 강한 컬러들이 정사각형의 형태로 마치 사운드바를 연상시키듯 물결을 치고 있으며 LED 디스플레이들로 공간을 연출한 호텔 로비의 모습들을 보았을 때 알로프트의 핵심가치들을 비주얼 디자인으로 어떻게 풀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들이 하나둘씩 모였을 때 그 공간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남게 된다.
그렇게 알로프트는 나에게 '브랜딩' 하기 시작했다.



일관된 시각언어
일관된 경험


#엘리베이터


사람들의 하나의 브랜드 내에서 공간이동이 잦은 '엘리베이터'에선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알로프트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소소한 재미를 보여줬다.

호텔은 기본적으로 잠시 휴식을 취해 나를 '원상복구'하는 곳이다.
재밌는 것은 1층과 3층에 보면 앞에 'RE'가 다 붙어있다. 1층에서 객실로 들어가기 위해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그 행위를 RE:FUEL (연료를 주입)이라고 표현한 점 그 주입한 연료로 RE:CHARGE(충전하다) 나를 충전하는 곳, 피트니스를 이렇게 표현했다.

RE:CHARGE 바로 위에 ALOFT ROOMS이라고 써져 있어서 객실마저도 나를 충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1층에 로비만 있지 않고 음료와 가벼운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로비와 카페가 같이 있는 호텔들도 사실 많긴 하지만 단순히 체크인하는 공간을 넘어 호텔 전체의 아이덴티티를 품고 있는 단어 RE:MIX.


사실 디자인을 하다 보면 핵심가치와 목표 그리고 가치관을 중요시 여긴다. 

그래야만 마지막 결과물에서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를 지키기란 사실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우리 디자이너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알로프트는 작은 디테일마저도 본인들이 내세운 키워드와 부합한 그리고 일관적인 언어로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 디자이너로썬 되게 유쾌한 발견과 경험이었다. 


#객실(스탠더드 더블 1)

알로프트 호텔 강남 : 스탠더드 더블 1
알로프트의 일관된 디자인 패턴, 컬러조합



알로프트의 대놓고 일관된 디자인/

우선 사진에서도 느껴지겠지만 객실 내부에서도 알로프트 호텔 디자인의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가구의 컬러들과 이쯤 되면 거의 시그니처와 같은 컬러풀한 정사각형 패턴으로 구성된 침구류들.
이젠 머릿속에 기억이 확실하게 남았다.


적당한 객실 크기, 커다란 베드/

실제로 가서 보면 사진으로 느끼는 크기보다 더 커다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잠버릇의 소유자라도 떨어질 염려가 없을 법한 크기의 베드 사이즈 그리고 베딩마저 안정적이다.


한 끗차이로 공간 경험을 더 풍요롭게/

호텔은 장기 혹은 단기 투숙이던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곳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잠깐'의 순간에도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 그 차이는 바로 객실 내의 편리성 그리고 사용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좋은 사용성은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 나타난다. 투숙객이 어떤 것을 불편해할지 고민한 듯한 알로프트 호텔이 더욱 만족스러워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콘센트 위치!


보통의 호텔들은 콘센트들이 침대를 기준으로 왼쪽 혹은 오른쪽에 배치되어 있고 조명 컨트롤러 또한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보통 잘 때 휴대폰을 내가 손 닿는 거리 안에서 충전을 하게 되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휴대폰을 보기가 여간 불편하다.

알로프트는 그러한 단점을 캐치했는지 침대 한가운데에 콘센트와 조명 컨트롤러를 배치해놨다.
내가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최대한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작은 변화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다리미판과 스팀다리미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들은 대부분 비치되어있긴 하지만, 강남권에 있는 4성급(특 2급) 호텔들을 약 20군데를 다녔지만 이렇게 객실 내에 다리미판과 스팀다리미가 같이 있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보통은 런드리에 맡기거나 데스크에 콜을 해서 받긴 하지만 그 과정마저 귀찮고 사실 번거롭다.

알로프트는 그런 작은 귀찮음마저 없애고자 객실에 이렇게 비치를 해 놓았다.
아마 때마침 셔츠를 입고 방문해서 그런지 더욱 반갑지 않았나 싶다.



04.

시기적절했던 레이트 체크아웃 이벤트

알로프트 호텔의 시티뷰


대부분의 호텔들의 체크아웃 시간은 11시와 12시 이렇게 2가지로 나뉜다.
하지만 주말에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쉬고 싶은 투숙객들에겐 일요일 12시 체크아웃은
사실상 고문과 마찬가지
라 생각한다.

직장을 안 나가는 일요일이기에 토요일에 늦게까지 놀며 스트레스를 풀고 일요일에 늦잠을 더 자고 싶은데
12시 체크아웃이라니!

항상 호텔을 다닐 때마다 가지고 있는 불만사항이었다. 하지만 알로프트와 같이 이벤트 성으로 레이트 체크아웃을 하게 해주는 곳들도 있다.

알로프트의 경우는 오후 2시였다. (최대는 오후 4시까지 레이트 체크아웃을 진행하는 호텔도 있다.) 
덕분에 늦장을 부리며 일요일 아침을 만끽할 수 있었다.



호텔의 위치마저
그 호텔의 경험이다

알로프트 호텔 강남의 위치성

체크인을 하기 전엔 도산공원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K현대 미술관에서 전시를 천천히 본 후 도산공원의 일대를 여유롭게 돌아다닌 후 알로프트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저녁엔 걸어서 약 10분~15분 거리에 청담 한강공원으로 가서 라이딩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가 가능하다.

낮에는 시티라이프를 밤에는 슬로우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알로프트 호텔의 위치성이
크게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호텔의 위치조차도 그 호텔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많은 조직과 개인들이 디자인 프로세스를 진행 할 때 세워둔 논리와 컨셉을 냅두고
삼천포로 빠지곤 한다. 초반에 정해놓은 '본질'이 흔들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알로프트는 유쾌하게 풀어냈다.

본인들이 내세우는 알로프트만의 키워드들(컬러, 뮤직, 테크놀로지)을 아주 직관적으로 공간에 담아낸 알로프트. 일관된 디자인 언어로 일관된 고객경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디자인의 힘과
브랜딩의 파워를 느끼게 된다.


(역시 이런걸 느낄 때 마다 너무 즐겁다)


다음 번엔 어디 호텔을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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